우리은행이 손태승 행장 부임 후 받아든 첫 성적표에서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았다. 증권가 예상을 웃도는 '깜짝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해 애를 먹였던 금호타이어와 STX엔진의 충당금도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적금' 역할을 해 줄 전망이다.
20일 우리은행은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341% 증가한 58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4700억원대를 예상했던 것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다.
작년 1분기 중국 화푸빌딩 매각으로 17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거둔 것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역대 최고치다.
이번 실적은 일회성 이익에 기대지 않고 핵심 지표가 대부분 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3.6% 늘어난 1조3670억원을, 비이자이익이 54.9% 증가한 3160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됐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수익증권과 방카슈랑스, 신탁 등이 골고루 성장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자산건전성의 경우 우량자산 위주의 자산성장과 여신관리 체질 개선으로 완전한 '클린뱅크'로 도약했다.
대손비용은 전분기 대비 57% 감소했고 대손비용률은 전분기 0.34%에서 0.21%로 낮아졌다. 주요 건전성 지표는 2018년 3월말 고정이하여신비율 0.79%, 커버리지비율 99.9%로 전년말 대비 각각 0.04%포인트, 3.4%포인트 개선됐다.
증권가에선 우리은행의 호실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계보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우수한 기업여신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빠르게 늘리면서 NIM이 연간 0.06%포인트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은 1조75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현재 진행중인 금호타이어·STX엔진의 매각이 순조롭게 매듭지어질 경우 하반기에는 충당금 환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와 관련해 충당금 3150억원을 적립해 놨다. STX엔진 관련 적립 충당금은 1000억원 수준이다. 하반기에 충당금이 환입되면 연간 이익 규모가 예상보다 20% 가까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태승 행장 취임 이후 경영 안정성을 바탕으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며 "앞으로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익 창출을 위해 기업가치 제고 경영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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