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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낭만주의, 현대음악… 균형잡힌 레퍼토리와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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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부산시향 교향악축제 연주



‘서울의 최수열’은 잠실 롯데콘서트홀 기획의 ‘최수열의 고전두시 오후의 하이든’을 진행한다. ‘부산의 최수열’은 부산시립교향악단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년 9월 부산시향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그는 고전과 낭만주의, 서울과 부산을 잇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교향악축제 중 지난 13일 최수열이 이끄는 부산시향의 공연이 있었다. 고전(하이든), 낭만(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현대(진은숙)의 레퍼토리가 균형을 잡았다. 이번 공연은 그보다 이틀 전인 11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선보인 것과 같은 레퍼토리였다.

이번 공연의 서막은 진은숙의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엉망진창 티 파티’. 이어진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에서 거의 4분의 1에 달하는 단원이 퇴장할 정도로 많은 수의 단원이 진은숙 곡을 위해 무대에 등장했다. 지휘봉을 들지 않은 최수열은 3분이 채 안 되는 짧은 길이의 곡을 열 손가락을 섬세하게 움직이며 지휘했다. 관객과 현대음악의 간극을 좁혀준 시간이었다.

첼리스트 심준호와 함께한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 1악장에서는 첼로와 악단의 음량이 잘 맞지 않았다. 2악장에서 첼로를 감싸는 현악기들이 차분히 음량을 내려놓자 균형감이 살아났다. 이때부터 서로를 챙겨주는 여유가 돋보였다. 젊은 첼리스트와 지휘자는 3악장에서 서로에게 긴장과 자극이 된 듯이 박자를 바짝 조였다.

2부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정 교향곡’이었다. 행복한 가정을 모델로 삼은 작품인데, 아내이자 소프라노인 파울리네, 아들 프란츠와 함께하는 자신의 가정을 묘사한 작품이다.

슈트라우스의 대표작인 ‘알프스 교향곡’이나 ‘영웅의 생애’는 악장 구분 없이 진행되는 교향시다. 거대한 흐름 안에서 단원들은 때로는 독주자나 실내악 단원으로, 그리고 관현악단의 일원으로 기능해야 한다. 최수열은 독주악기와 앙상블의 조화를 만들어내며 한 폭의 그림 속에서 슈트라우스의 가정을 담아냈다. 그의 지휘봉은 하나의 악단을 선보였지만, 현악·관악·관현악 등 세 개 악단을 이끌듯 스마트한 분화와 합주를 이끌어냈다. 특히 관악군의 역량을 시원하게 끌어올려 작품 속의 다이내믹한 흐름을 잘 이어갔다. 최수열과 부산시향의 ‘궁합’을 궁금해하는 서울 관객들에게 충분한 답을 보여준 시간이었다.

송현민 음악칼럼니스트 bsts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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