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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등 항공우주회사들, 제트기와 우주로켓 겸용 엔진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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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회사 보잉과 세계적인 항공기 엔진회사 롤스로이스가 영국의 한 작은 엔진제작 벤처 리액션엔진이 개발하고 있는 신개념 우주발사체용 엔진에 2650만 파운드(405억원)을 투자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BBC는 “리액션엔진은 우주 발사용 로켓과 개념이 전혀 다른 항공기와 발사체 겸용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엔진이야말로 우주 발사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극초음속 항공 여행 시대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는 보잉과 롤스로이스 외에도 든든한 투자자들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6000만 파운드(913억원)을 투자했고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즈 역시 2000만 달러(304억원)를 투자했다. 최근 3년간 이 회사 자본금은 1억 파운드(1534억원)로 늘어났다.

투자자들은 회사가 개발 중인 세이버 엔진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는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리려면 최소 2단 이상 로켓이 필요하지만 이 혁신적인 엔진은 지상에서 곧바로 우주로 날아갈 수 있다.

이 엔진은 저고도에서는 음속의 5.5배 속도로 제트 엔진처럼 날아가다가 우주궤도로 진입하기 전 로켓 엔진으로 작동 방식을 바꾸어 마하 25 속도를 낸다. 제트엔진 모드에서는 유입된 고온 공기를 연소시킨 압축 가스를 내뿜어 추력을 얻고 산소가 없는 높은 고도에선 외부 공기 공급이 필요 없는 로켓 엔진처럼 작동한다. 핵심은 1000도에 이르는 뜨거운 공기를 100분의 1초만에 영하 140도로 떨어뜨리는 ‘프리쿨러 열교환기’로 불리는 소형 냉각장치에 있다. 공기 중에서 연소에 필요한 산소를 곧바로 얻을 수 있어 로켓이나 항공기 기체 무게를 늘리는 산소 탱크를 실을 필요가 없다.

회사 연구진은 세이버 엔진을 우주 궤도에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우주발사체 외에도 대륙을 오가는 극초음속 항공기 엔진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극초음속 항공기 개발을 주도하는 보잉사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보잉사는 지난 2013년 5월 태평양 상공에서 무인 극초음속 항공체인 X-51A ‘웨이브라이더’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보잉의 투자 자회사인 허라이즌엑스벤처스 스티브 노드런드 부사장은 “리액션 엔진은 항공 여행과 우주 개발의 미래를 바꿀 극초음속 비행을 위해 고성능 엔진을 확보하려는 보잉과 같은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액션 엔진 개발에는 미 국방부도 관심을 두고 있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리액션 엔진과 올 여름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항공기가 극초음속으로 날 때 발생하는 뜨거운 공기 흐름을 관찰하는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세이버 엔진이 10년내 재사용 로켓에 장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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