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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김기식 거취 1도 변화없다"지만… 당청 '미묘한 엇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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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성태/박신영 기자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자격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11일 노무현 정부 초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해성 씨의 페이스북 글이 화제가 됐다. 이 전 수석은 ‘김기식 사태를 보면서 노무현을 생각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기식 씨가 자신에게도 엄격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전 수석은 당시 시민사회단체의 서동구 KBS 사장 임명 반대와 관련, 청와대 면담에서 노 전 대통령을 가장 강하게 몰아붙였던 이가 참여연대의 김기식 씨였다고 회고했다. 이 전 수석은 “노 전 대통령이 정말 낮은 자세로 호소할 때 반대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현명한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퇴 가능성 일축한 청와대

김 원장에 대한 정치권의 사퇴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꿈쩍’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김 원장에 대한 야당의 추가 의혹 제기에 대해 “(해임 불가 입장에서)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의 기류에 변화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단) 1도 안 바뀌었다”며 퇴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청와대는 지난 9일과 10일 이례적인 민정수석실의 사후 감찰 결과와 브리핑을 통해 “(김 원장의 해외출장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지만 공적인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김기식 리스크’의 불똥이 여기저기 튀면서 청와대와 여당 내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일부 감지된다. 추가경정예산과 국민투표법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임시국회는 의사일정조차 못 잡고 허송세월하고 있으며, 김 원장의 해외출장을 검증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책임론까지 불거질 태세다.

청와대가 임시국회를 볼모로 잡혀가면서까지 ‘김기식 지키기’에 나선 것은 집권 2년차 금융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김 원장의 가세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트로이카’ 퍼즐이 맞춰졌다”며 “재벌 및 금융 개혁에 대한 현 정부의 의지를 감안하면 ‘김기식 카드’는 버리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與 “지방선거에 불똥 튀나” 촉각

여당 지도부도 표면적으로 ‘김기식 감싸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당직회의에서 자신의 휴대폰을 보는 과정에 문자 목록이 사진에 찍혔다. 우 원내대표가 김 원장에게 보낸 문자에는 “잘못된 일이 없다면 단단히 맘(마음) 먹어라”라고 적혀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자진사퇴를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없다면 ‘야당의 거센 공세에 잘 버티라’는 취지의 문자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인 만큼 김 원장의 거취를 놓고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김두관 의원은 우 원내대표에게 “금감원장 문제 심각합니다. 청와대에…”란 내용의 문자를 보낸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김 원장 문제는 오늘 한번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면서 “야당 표는 항상 드러내지 않는 성향이 있다. 선거 결과를 보면 보통 야당의 숨은 표가 5%는 나오는 것으로 나타나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 ‘중도낙마’ 공식이었던 자진사퇴가 문 대통령의 인사권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차선책이란 애기가 흘러나온다. 현 정부 들어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중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7명이 여론의 질타를 견디지 못하고 자진사퇴했다.

김 원장은 이날도 ‘버티기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금감원 운영 전반에 대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가동을 지시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의 사퇴 압력에 굴하지 않고 금감원장직 수행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김 원장에 대한 의혹 등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감원 혁신 TF에 힘이 실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손성태/박신영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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