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연일 방송사 카메라가 들이닥치고 있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많은 이슈들이 연달아 터진 탓이지요. 지난 5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밝혀져 정치권에서 임명철회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취임식이 열린 지 고작 사흘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죠.
청와대에서 김 원장을 감싸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여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김 원장과 해외출장을 같이 갔던 비서가 초고속 승진을 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확산되면서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는 '김기식 여비서'가 링크돼 있습니다.
이 와중에 삼성증권에서 사상 초유의 배당 입력 사고가 터졌습니다. 직원이 우리사주를 갖고 있는 직원들에게 현금배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쏜 것인데요. 잘못 입고된 유령주식 규모는 100조원이 넘습니다. 이중 1800억원 정도는 시장에 매도되면서 한국에선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가 이뤄진 셈이 돼버렸습니다.
공매도는 개미투자자들의 무덤이라 불립니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은 하락장에서 주식을 빌려 공매도를 하는 바람에 수익을 얻는 반면, 돈과 정보에서 열위에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쏟아지는 공매도 물량으로 손해를 보는 사례가 많아서 입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삼성증권 사고와 공매도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19만명(9일 오후 6시 현재)을 넘어선 것도 이 때문입니다.
금감원은 오늘 오전 금융투자 담당 임원들이 총출동해 삼성증권 사태에 대한 사후처리에 대해 설명하는 브리핑을 가졌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금감원장의 출근길을 지켜서던 방송 카메라들은 줄이어 삼성증권 브리핑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요 몇일 금융감독원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삼성이 김 원장을 돕고 있다"구요. 삼성증권 사고가 터지지 않았다면 국민들의 관심은 더욱 김 원장의 출장 논란에 쏠렸을 것이라고요. 그나마 이번 삼성증권 사태로 국내 주식 거래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금감원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 덕에 '관심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는 얘깁니다.
방금 금감원 엘리베이터에서도 직원 두 명이 만나 이런 말을 하더군요. 김 원장이 참여연대와 국회의원 시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와 관련 끊임없이 지적을 하며 삼성을 괴롭혔건만, 지금 김 원장의 후원자는 바로 삼성아니냐 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말입니다. (끝)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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