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균형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비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조찬 포럼에 참석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격변기 기업의 새로운 역할(A New Mandate for Business in a Time of Transformation)’을 주제로 한 조찬 포럼에서 "기업이 주주, 고객 등 직접적 이해관계자를 위한 경제적 가치 외에 일반 대중, 시민단체,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위한 사회적 가치도 만들어 내야만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은 기존 시장과 고객을 놓고 서로 뺐거나 뺐기는 제로 섬(Zero-Sum) 게임이 아니라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들과 함께 성장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혁신적인 경영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조찬 포럼에는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과 라이프 요한손(Leif Johansson) 에릭슨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글로벌 리더들은 최 회장이 제시한 사회적 가치 경영이 실제로 경영성과로 이어질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혁신의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공감했다. 또한 국가 경제정책 차원에서도 시사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한스 파울 뷔르크너(Hans-Paul Bürkner)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 회장은 '착한 경영'으로 사회적 영향(Total Societal Impact) 점수가 상위 10% 이내에 속해 있는 기업은 중간 그룹(50%)에 비해 ▲기업가치(3~19%) ▲마진율(0.5~8.2%P) 측면에서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사회경제적 약자 배려, 환경보호 등 이른바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기업가치나 기업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세계은행 부총재 출신의 중국 경제학계 거두인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교수는 “회적 가치 경영은 중국의 경제정책과 우선 순위를 정하는데 참고할 만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샹빙(項兵) 장강상학원(長江商學院) 총장도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경영하는 기업이 많아져야 중국의 미래를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이사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일부 기업과 정부의 선도적 움직임에 그치지 말고 글로벌 연대와 동참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10년 전부터 사회공헌 활동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 왔다”며 기업과 사회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영전략으로서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고 이를 직접 경영에 접목한 SK의 실천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사회적 가치를 앞세운 신 경영전략의 3가지 방법론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Double Bottom Line)과 사회적 가치 측정 ▲기업의 유무형 자산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인프라로 활용하는 공유 인프라 ▲사회적 가치 창출 전문가와 함께 협력하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을 제시하고, 이를 기업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리더들이 사회적 가치 경영에 공감대를 표한 것에 대해 “SK그룹의 변화 방향에 대한 확신과 함께 개선해야 할 교훈을 얻었다”면서 “글로벌 차원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할 것인 만큼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고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포럼이 끝난 뒤 정·재계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한중 민간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오는 10일과 11일에는 샤오야칭(肖亞慶)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을 만나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초청한 재계 간담회에 한국 기업 대표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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