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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예산은 연간 단위로 편성' 헌법 취지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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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두 번째인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이 어제 국회로 갔다. 추경편성 요건에 부합하는지,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 온 일자리 창출 정책들이 효과는 내고 있는지, 재정에서 직접 지원하는 ‘관급 일자리 만들기’를 언제까지 계속할지 국회가 살펴보고 따져야 할 것이 무척 많다.

6월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3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이번 추경은 지난달 발표된 ‘청년일자리 대책’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 만큼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효과를 낼지, 특히 청년고용 확대가 투입비용만큼의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고용통계를 보면 상당히 부정적이다. 2014년 이후 정부는 해마다 10~20%씩 ‘청년일자리 예산’을 늘려왔다. 2016년에는 24%나 늘렸고 올해도 16% 증가한 3조원이 책정돼 있다. 그럼에도 청년실업률은 2013년 8.0%에서 매년 악화돼 지난해는 9.8%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것도 3조원의 관련예산을 편성해 둔 지 석 달 만에 그보다 많은 돈을 추가로 쓰겠다는 것이 이번 추경이다. 더구나 중소기업 취업자들의 장기근무를 유도하겠다는 ‘청년내일채움공제사업’처럼 지난해 추경에서 1946억원이 편성됐으나 아직 집행률은 55% 선에 불과한 예산 항목도 있다. 근본 처방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차제에 추경편성을 쉽게 여기는 관행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 헌법은 연간단위로 정부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고 있다. 회계연도 90일 전에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국회는 새해 30일 전에 심의 의결하도록 한 것은 그만큼 시간을 두고 엄중하게 편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추경편성도 열려 있지만, 그 요건은 국가재정법에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정부도, 국회도 헌법의 예산규정을 제대로 봐야 한다. 정부의 지출에도 낭비요인이 없어야겠지만, 세금과 기금 징수 등으로 마련하는 세입예산도 장기적 관점에서 빈틈없이 짜야 한다. 세금이 조금 잘 걷혔다고 국가부채 상환은 외면한 채 바로 다 써버리겠다는 식은 곤란하다. 그러다가 진짜 위기가 와 추경을 짜야 할 상황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

2000년 이후 5개 연도를 빼고 추경이 편성됐으니 아예 연례화가 됐다. 2015년부터는 내리 4년째다. “예산을 상반기로 편성하거나 아예 분기별로 짜라”는 냉소까지 나올 판이다. 예산의 편성과 집행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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