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의 시간끌기 의도 '경계'
[ 김채연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 왼쪽)이 지난달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6자회담에 복귀할 뜻을 전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북·중 관계자를 인용,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복귀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정식 제안했으며 5월 예정된 북·미 회담에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6자회담이 북한의 ‘시간 벌기’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어 경계하고 있다며 실제 회담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북·중 정상회담 이후 작성된 중국 내부 자료에도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재개에 동의하고, 이를 시 주석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더불어 이번 정상회담을 정식으로 제안한 것이 북한 측이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6자회담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논의기구로 2003년 시작됐다. 남북한을 포함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했다. 2007년 9월까지 베이징에서 여섯 차례 열렸으며 중국이 의장국을 맡고 있다. 중국도 한반도 주변 정세의 주도권을 쥘 수 있어 6자회담을 지지해왔다.
김 위원장이 2013년 돌연 “더 이상의 6자회담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중단을 선언했지만 이번 의사 표명으로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오는 9일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핵시설 지역인 영변에서 새로운 공사 움직임이 포착돼 북한이 양동작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6자회담의 재개 여부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고 시간 끌기에 나설 것이라는 이유로 미국이 신중론을 펼치고 있어서다. 닛케이신문도 “회담 재개를 탐색하는 것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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