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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격했던 엘리엇, 이번엔 현대차그룹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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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헤지펀드 엘리엇, 현대차그룹 주주 목소리
순환출자 구조 손질 고무적
추가 지배구조 개편안 등 요구
2015년 삼성 공격 이후 재등장




삼성을 공격한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을 겨냥했다. 최근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이 고무적이라고 평가 하면서도 구조조정 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다시 한번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엘리엇은 3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10억달러(약 1조500억원) 이상 매입했다”면서 “회사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진은 그룹 내 계열사의 구조 개선과 자본 관리 최적화, 주주 환원을 어떻게 달성할지 세부적 계획을 공유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이해관계자들이 직접 협력하고 개편안에 대한 제안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엿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지속 가능한 기업 구조를 향해 첫 발을 내디딘 점은 환영한다”며 “순환출자 구조 개편안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분할합병을 하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투자·핵심부품 사업과 모듈·사후서비스(AS) 부품 사업을 인적분할한다. 나뉜 모듈·AS 부품 사업은 현대글로비스와 0.61 대 1의 비율로 합병한다.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들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23.3%)을 오너 일가에 매각한다.

이 경우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4개의 기존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끊어진다.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바뀐다.

다만 엘리엇은 ‘첫 단계’란 표현으로 요구가 더 있음을 분명히 했다. 현대차그룹의 대응 여부에 따라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개편안을 둘러싼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기업 가치와 투자자들의 이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국내외 주주들과의 소통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현대차그룹에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선안을 요구한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은 행동주의 투자자로 불린다. 경영 전략 변경과 매각, 구조조정 등을 요구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주로 쓴다.

국내에서 주목 받은 계기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다. 당시 엘리엇은 두 회사의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며 반기를 들었다.

2016년엔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눌 것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것을 제안했다. 이뿐 아니라 30조원의 특별 현금배당을 요구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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