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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재무] 소비 살아났나… 대형 테마파크 매출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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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서울랜드·이월드 등
작년 두자릿수 매출 성장률 달성
매년 5% 안팎 요금인상 적중

경쟁심화로 수익성은 여전히 부진



[ 이태호 기자 ]
롯데월드와 서울랜드, 이월드 등 국내 주요 테마파크가 지난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달성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고객 기반 감소에도 불구하고 여가 소비가 늘어난 덕분이다. 매년 5% 안팎의 요금 인상 전략이 고성장을 뒷받침했다. 다만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시설투자 부담 탓에 수익성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장한 대형 테마파크

국내 3대 테마파크 중 하나인 서울랜드의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 매출은 645억원으로 전년 523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한일시멘트 계열사로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테마파크와 외식매장을 운영하는 이 회사의 매출은 2015년 처음 500억원을 돌파한 뒤 2년 만에 600억원을 뛰어넘었다.

호텔롯데의 월드사업부 매출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어드벤처’와 ‘롯데워터파크 김해’(2014년 개관) 등을 운영하는 월드사업부는 지난해 1~9월 221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같은 기간 1976억원 대비 11% 증가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최다 입장객을 자랑하는 대구 이월드 매출은 지난해 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늘어났다. 이월드는 이랜드그룹의 유일한 상장 계열사다.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도 매출 증가를 달성했다. 롯데월드와 함께 국내 양대 테마파크로 꼽히는 ‘에버랜드’와 ‘캐리비안베이’를 포함해 골프장, 조경사업 등을 총괄하는 사업부다. 매출이 지난해 약 6900억원으로 1년 전 6768억원에서 2%가량 증가했다. 경기 부천에 있는 레저·스포츠 테마파크인 웅진플레이도시 매출은 지난해 287억원으로 약 5% 증가했다.

◆소비·표값 인상이 견인

국내 주요 테마파크의 매출 증가는 꾸준히 여가 소비가 늘어나고 표값이 오른 덕분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레저백서(2017)에 따르면 전국 테마파크 입장객 수는 2016년 2473만 명(연간 25만 명 이상 입장 13개사 기준)으로 2012년(2480만 명) 이후 매년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요 고객 기반인 유·아동 인구는 줄고 있지만 주5일 근무제 정착과 대체휴일제 도입 등에 따른 여가 소비 증가가 입장객 수 감소를 방어한 결과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민간 소비는 지난해 2.6% 증가해 2011년(2.9%) 이후 6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입장객이 크게 변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매년 5% 안팎의 이용권 인상은 매출 증가에 직접적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랜드는 지난해 자유이용권 가격을 4만2000원(이하 성인 기준)으로 2000원 올렸다. 입장권은 2만5000원으로 5000원 인상했다. 롯데월드는 2016년 이용권을 4만8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8% 올린 데 이어 지난해 5만5000원으로 5% 추가 인상했다. 에버랜드는 2016년 이용권을 5만2000원으로 기존 4만8000원에서 8% 올렸다. 캐리비안베이 이용권은 2015년 7만4000원으로 4000원 올렸다. 이월드도 자유이용권 가격을 기존 3만3000원에서 2016년 3만7000원으로 인상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1.9%, 2016년엔 1.0% 오른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인상이다.

◆경쟁 탓에 수익성은 부진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테마파크업체의 수익성은 뚜렷한 개선 추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대형 쇼핑몰의 적극적인 복합리조트 사업 진출과 다양한 축제 기획, 인건비 상승 등 경쟁환경 악화로 집객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서울랜드는 작년 영업이익이 4억원 수준에 그쳤다. 순손익은 4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2016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억원과 7억원이었다. 2014년 이후 워터파크와 아쿠아리움, 키즈카페 등 신사업을 늘리고 있는 호텔롯데 월드사업부는 지난해 1~9월 9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는 지난해 1~9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7% 늘어난 57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테마파크 사업의 기여도는 미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경사업 매출을 추가하기 직전인 2015년(당시 레져사업부) 골프장·테마파크 사업은 4260억원의 매출에 1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시설 개선·보수 비용도 큰 부담이다. 최근 놀이기구에 가상현실(VR) 기술 접목을 확대하고 있는 호텔롯데 관계자는 “테마파크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서비스와 식음료, 안전성까지 종합적으로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며 “지속적인 놀이기구(어트랙션) 투자도 필수”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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