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구청, 문화원 및 지역 문화단체와 다양한 예술가들이 함께 협업 진행
산복도로에 이어 해양문화의 특색을 바탕으로 하는 도시재생의 새로운 방향 제시
부산 영도 깡깡이예술마을이 주민과 관람객이 함께하는 부산의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영도깡깡이예술마을사업단은 지난 23일 깡깡이 생활문화센터의 개관행사와 더불어 그동안 진행해온 깡깡이예술마을 조성사업(2015년 부산시 예술상상마을 공모,민선6기 공약사업에 선정된 문화예술형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사업성과를 소개했다.
영도 깡깡이예술마을 조성사업은 영도의 관문지역이자 근대수리조선 1번지, 대평동(행정명 남항동 대평로 1,2가)의 풍부한 해양생활문화와 근대산업유산을 바탕으로 항구도시 부산의 원형을 재생하는 문화예술형 도시재생 사업이다. 2016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현재까지 총 35억의 시비를 투여해 진행하고 있다.대평동마을회(회장 이영완), 영도구(구청장 어윤태), 영도문화원(원장 성한경),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이사장 김태만)이 민관협치로 사업단을 구성해 시행하고 있다.
깡깡이예술마을의 주요 사업성과는 마을브랜드 구축(깡깡이크리에이티브), 공공예술작품 제작(퍼블릭아트), 주민프로그램 운영(문화사랑방, 물양장살롱, 공공예술페스티발), 거점공간 조성(마을박물관), 2018년 연계사업 추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대평동을 근대조선산업 발상지라는 역사성과 해양문화수도 부산의 원형이라는 문화적 특성을 바탕으로 ‘깡깡이예술마을’이라는 마을브랜드로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근대수리조선 1번지, 대평동>이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캐릭터 ‘수리’와 마을 홈페이지, 사업홍보영상 2종, 열쇠고리와 컵 등 9종의 기념품 제작과 함께 마을신문 만사대평이 매월 발행하면서 마을을 널리 알려왔다.
특히 가수 최백호(1950 대평동), 밴드 스카웨이커스(깡깡 30세), 만화가 배민기(깡깡시티)와 그래픽노블 작가 마크 스태포트(영국, 깡깡이블루스)가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각각 음원과 만화를 제작, 발표하여 깡깡이마을에 대한 대중의 흥미와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옛 영도도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남항 일대를 해상에서 선박을 타고 둘러볼 수 있는 영도바다버스 투어(임시)와 해설이 있는 마을투어를 100회 넘게 진행하면서 깡깡이마을은 부산의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사업기간 동안 130여건의 언론 보도, 해외 및 전국 각지의 단체 및 개별 관광객의 지속적 방문,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의 4권역 중 부산 대표코스로 선정되는 등 영도 대평동 도시재생 사업의 성과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
총 28명의 국내외 작가와 단체가 결합하여 제작, 설치한 공공예술작품도 사업의 중요한 성과이다. 장식적으로 설치하는 예술작품이 아닌 지역의 특성과 주민편의를 바탕으로 예술가의 창의성이 반영된 작품이 마을 곳곳에(88점) 조성됐다. 벤치와 쉼터, 가로등이 기능성을 갖춘 시설과 예술작품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빛(라이트프로젝트), 소리(사운드아트), 움직임(키네틱아트), 색채(페인팅시티) 등 다양한 매체와 요소를 활용하여 지역 재생과 함께 깡깡이마을만의 독특한 경관을 만들어 내고 있다.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문화사랑방을 통해 인문강의 및 동아리 운영을 하여 주민 주도의 지속적인 도시재생 사업의 기틀도 마련했다.대평동마을회와 함께 강의형 프로그램 및 시화, 댄스, 마을정원사, 마을해설사, 마을신문, 마을다방 운영 동아리를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면서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주민 참여가 높아졌다. 프로젝트들은 물양장살롱-벽사유희, 골목정원 가꾸기(2016년 9월, 2017년 5월), 공공예술페스티발(2017년 10월), 댄스프로젝트공연 및 동아리 성과발표회(2017년 10월), 시화동아리 전시 및 시화집발간(2017년 10월)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마을 공동수익 창출 공간인 대평마을다방의 개업과 운영 전반은 주민이 주체가 돼 진행되고 있다.
옛 대평유치원과 대평동마을회관 건물을 개축한 깡깡이 생활문화센터(총 3층. 1층 대평마을다방, 공동체부엌, 2층 마을박물관, 마을회의실, 체력단련실 등)도 완료됐다. 센터는 마을 주민에게는 사랑방이자 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기억의 장소이며 마을을 찾는 방문객에게는 쉼터이자 깡깡이마을 콘텐츠의 보고로 마을 주요 거점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센터가 자리한 곳은 일제강점기 ‘서본원사(니시혼간지, 西本願寺)’라는 일본 사찰이 있던 자리(약 1000㎡)로, 1950년대에 대평동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자금으로 불하를 받아 공동체 활동(마을회관 및 유치원)을 펼친 공간이다. 마을의 역사가 함축된 유서 깊은 이 공간은 이번 개축을 통해 그 역사를 이어받아 주민 다수의 복지와 공동체 활동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2층 마을박물관에는 그동안 사업단과 주민들이 직접 기록하고 수집한 깡깡이마을의 근대역사, 조선산업, 해양문화 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이 박물관에는 수리조선소 및 인근 공업사, 마을주민들이 직접 제공한 사진, 소장품 등 약 400여점의 실물자료가 전시됐다.선박수리과정, 부품 제작 등을 기록한 영상물, 사운드아티스트 전광표 작가가 채집한 마을 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다. 깡깡이마을을 대중적으로 소개하는 <깡깡이마을 100년의 울림> 단행본 시리즈 3권도 발간됐다. 마을을 역사, 산업, 생활 세 분야로 나눠 마을을 더욱 구체적이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집필됐다.지난 24일 개관행사의 일환으로 발간 기념 북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현재 깡깡이예술마을 조성사업은 복합안내센터 및 마을공작소 조성을 앞두고 있다. 복합안내센터 조성이 완료되면 마을안내 및 바다버스 투어 등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마을공작소는 방문객이 예술가나 기술자와 만나는 장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영도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관광활성화 사업(2017~2018)’과 ‘문화적 도시재생(2018)’ 사업에 응모, 최종 선정되어 연계사업비용도 확보했다. 김두진 사업단장(영도문화원 사무국장)은 “산을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감천문화마을과 함께 바다를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은 깡깡이마을이 부산의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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