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취임 후 첫 간담회
IB·자산관리 등 균형있게 육성
자본확충보다 수익성 개선이 먼저
[ 윤정현 기자 ]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제 꿈은 자본시장 최고의 플랫폼 사업자가 되는 것입니다. 당장 3000억원의 수익을 내는 데 만족하지 않고 5년 후 1조원을 벌기 위한 기반을 닦겠습니다.”
정영채 신임 NH투자증권 사장(사진)은 2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마존이 전자상거래가 아니라 클라우딩 서비스로, 네이버가 검색이 아니라 광고로 돈을 벌듯이 증권회사도 수수료가 아니라 플랫폼 구축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관리가 필요한 개인 고객과 더 좋은 투자 대상을 찾는 기관 고객, 보유자산 운용 측면에서 고민이 깊은 기업 고객 등이 각자 처지에 맞는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게 그가 말하는 플랫폼의 개념이다.
그는 “NH투자증권만의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트레이딩, 운용부서가 손발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사업부가 전체 수익의 40%를 넘지 않도록 IB를 중심에 두고 다른 사업부도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정 사장은 기업금융부장, IB 담당 임원을 거쳐 옛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13년간 NH투자증권의 IB사업부 대표를 맡았다. 2005년 업계 7~8위권이던 NH투자증권 IB사업부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 놓으면서 매년 국내 IB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혔다. IB 전문가가 증권사 CEO에 오른 것은 증권업계에서 그가 처음이다.
정 사장은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7929억원 규모로, 1위인 미래에셋대우(7조3324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농협금융지주 내 다른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100조원을 갖고 있는 농협상호금융뿐 아니라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등의 자금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린 다음 필요할 때 대주주와 협의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의 ROE는 7.58%였다.
금융위원회의 인가가 나지 않고 있는 단기금융업(발행어음)과 관련해선 “전략적 판단을 할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증권사보다 발행어음 사업을 먼저 시작하면 선점 효과는 있겠지만 상품성이 어느 정도 있는 사업인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대형 IB 5곳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투자증권만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았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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