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카페
'미투 운동'은 연대적 성격 강해
소비자도 뭉쳐서 목소리 높여
기업들이 사랑받고자 한다면
약자들 불편에 귀 기울이고
진정성 있는 이해와 공감 필요
우리 사회에 최근 일어난 변화 중 하나가 ‘미투운동’이다. 검찰조직의 권위주의적 환경에 맞서 한 여성 검사로부터 시작된 ‘미투운동’은 문화계, 정치계, 연예계는 물론 대학사회와 사회 전반의 각 분야로 엄청난 파장과 반향을 일으키며 퍼져나갔다.
세계적으로 ‘미투운동’은 간헐적으로 있어왔으나 작년 10월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이 자신의 지위와 힘을 이용해 약자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에 맞서 애슐리 주드 등 미국 여자 영화배우들의 공개적인 폭로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전 세계적 여성운동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런 흐름의 특징에는 약자인 여성들의 ‘사회연대’적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권력과 힘을 가진 가해자의 잘못된 행동을 혼자가 아닌 피해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사회적 연대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바로잡겠다는 것이 그 본질이라고 하겠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회적 반향들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다. 이를 계기로 최근 성공적인 동계올림픽을 치른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은 물론 기업과 개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모두가 궁리하고 변화해야 할 때이다.
우리나라 ‘미투운동’의 특별한 점은 사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돼 간다는 데 있다. 참가자가 보여준 행동은 다른 참가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응원과 연대적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사회적 씨앗이 돼 확산돼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현재의 ‘미투운동’이 남녀 간 성 대결이 아니라 인권운동의 변화로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 윤리의 변화를 의미한다. 사회 윤리가 변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의식 전환이 필요한데 최근에는 여성, 사회적인 약자는 물론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얼마 전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 업체가 마케팅을 목적으로 ‘미투운동’ 피해자의 내용을 자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큰 논란이 일었다. 해당 기업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는데 그 이유는 사과문 내용에 진정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항의의 뜻으로 불매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제는 사회적인 약자들이 연대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시대이며,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진정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대인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지금을 ‘자본주의 4.0 시대’라고 하는데 러시아 출신이자 영국의 세계적 경제칼럼리스트인 아나톨 칼레츠키가 주장한 자본주의 4.0에서 그는 따듯한 자본주의,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는 기업이 과거처럼 신자유주의 시대의 미덕인 매출과 이익 극대화의 한계를 넘어서야 하며, 세상은 매출이 크고 이익이 많은 기업을 더 이상 존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성장하는 기업이란 진정성 있게 구성원들의 몰입을 유도하고 고객 가치와 소통하는 기업을 말한다. 과거 ‘사람이 미래다!’라고 인재 중심의 경영을 외치던 기업들이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하는 상황에서 우스갯소리로 ‘사람을 잘라야 미래다, 구조조정이 미래다’라고 해당 광고를 패러디하는 상황을 보면서 대중은 이 기업들에 대한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다.
사랑받고자 하는가? 이제는 사회적인 약자들의 불편에 귀 기울여야 한다. 사회적인 약자들도 연대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내는 자본주의 4.0시대에 매출과 이익의 확장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이해와 공감의 확장만이 그들의 마음을 다독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기석 < IGM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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