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해상도 보급으로 격차 벌려야
발열, 수율 등 중국과 격차 커
중국의 맹추격에 대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대안으로 8K 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떠올랐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투자를 지속하며 국내 업계를 추격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21일 ‘2018년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계의 무기로 8K 디스플레이를 제시했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수량 기준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BOE가 글로벌 1위 업체로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정 상무는 “2016년 대형 TFT-LCD 패널 시장 1위는 LG디스플레이였지만 2017년에는 중국 BOE가 21% 점유율을 올리며 1위로 올라섰다”며 “면적 기준에서는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격차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TV 디스플레이 시장에 관해서도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38%에서 35%로 줄어든 반면 중국 업체들은 30%에서 35%로 늘었다”며 “한국 업체들은 중국과의 직접 경쟁을 피하고자 다양한 기능을 넣으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했지만 유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시에 IHS마킷 시니어 디렉터 역시 “지난해 중국에서는 매달 새로운 공장 건설 발표가 나왔다”며 “설비 투자 계획이 확정된 곳만 계산해도 2022년까지 중국에 19개의 공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다만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기술에서는 아직 도전과제가 많다”며 “생산량이 연 8000장 수준인 공장을 다수 조성하는 방식이기에 생산 효율성과 공급망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를 견제할 방법으로 정 상무는 “8K 해상도의 대형 TV를 선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 업체들의 8K 패널 기술이 미흡한 사이 시장 트렌드를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소비자들은 크고 해상도 높은 TV를 선호한다”며 “4K TV가 등장했을 때도 해상도가 높아지니 소비자들이 찾는 TV 사이즈가 커졌고, 큰 사이즈 TV가 보급되며 4K 해상도도 함께 늘어나는 시너지가 발생했다. 8K 도입도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한 IHS마킷 이사도 의견을 더했다. 박 이사는 “2009년에서 2010년 아날로그 TV에서 디지털 TV로의 전환이 이뤄지며 큰 수요 증가가 있었다”며 “10년이 돼가니 이들의 교체 주기가 돌아온 셈”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TV 보급기에 30~40인치 TV를 쓰던 이들이 50~60인치대 TV로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60인치 이상 초대형 TV 수요도 2024년이면 전체 시장의 44%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BOE는 올해 10.5세대 공장 가동을 시작해 65인치와 75인치 디스플레이를 대량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75인치 TV 시장은 연 140만대 규모로 추정된다. 업계는 BOE가 40만~ 80만대 공급을 목표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세웠다고 보고 있다.
현재 4K UHD 디스플레이 시장이 유지될 경우 중국 업계를 견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데이비드 시에 시니어 디렉터는 “중국 8K 디스플레이의 경우 발열과 수율 문제가 있다”며 8K 디스플레이가 한국 기업들의 활로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는 “아직 8K 방송이 보급되지 않았는데 TV를 만든다는 점에서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방송, 카메라, TV 등 8K 생태계는 동시에 개발, 준비돼야 산업 팽창으로 이어진다. 현재는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제품 개발이 가장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8K 패널 양산을 준비한 뒤 각 업계에서 협력해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LCD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도 8K 해상도를 OLED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며 “올해 8K 패널 공급이 시작돼야 내년부터 시장 반응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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