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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깜깜이' 대통령 개헌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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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현 정치부 기자 mwise@hankyung.com


[ 조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1차 발표가 예정된 20일. 오전부터 청와대에는 대통령 개헌안 내용을 사전에 배포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구가 많았다. 31년 만에 개헌을 앞두고 있는 만큼 미리 내용을 숙지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발표 20분 전까지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된 자료마저도 전체 조문이 아니라 요약본이었다. 분량도 A4용지 8쪽에 불과했다. 헌법은 조문에 따라 해석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전체 문안을 두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대다수 헌법학자들의 견해다.

자료에는 빠진 내용도 다수 있었다. 미국식 배심제 도입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법관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를 ‘법원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로 수정하고 체포 등에서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을 권리, 형사피고인뿐 아니라 형사피해자도 국선변호인을 선임받을 권리 등이 대통령 개헌안에 명시된 사실은 기자들의 질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개헌안이 완벽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인상도 받았다. 김형연 법무비서관은 헌법 전문(前文)에 ‘자연보호의 의미’가 포함됐다고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조문은 정리 중”이라고 했다.

개헌안 전체를 공개하지 않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에 보내는 절차가 우선”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설명은 청와대가 밝혀온 방침과도 배치된다. 청와대는 이날부터 세 차례에 걸쳐 분야별 대통령 개헌안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를 들었다.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이날 배포된 요약본만 보면 국민의 알권리가 충족됐다고 하기 어렵다. ‘깜깜이 개헌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오는 6월13일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추진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지방선거용 개헌 시도를 중단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회 반발에도 문 대통령이 개헌을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두고 참모진과 매우 심도 있는 논의와 치열한 토론을 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 청와대 발표 내용과 행태를 보면 ‘국민 중심 개헌’이란 청와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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