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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불청객… 독감·미세먼지…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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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씨 따뜻하네" 얇은 옷 입고 외출하다 잔병치레 늘어

독감 3~4월에도 다시 유행
일교차 커지면서 면역력 떨어져
사람 많은 곳 갈 땐 마스크 착용

미세먼지 심할 땐 외출 자제를
기관지염·천식 등 호흡기질환 우려
외출 뒤엔 손·발·얼굴 깨끗이 씻어야




[ 임락근 기자 ]
완연한 봄 날씨다. 겨우내 입었던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계절이 봄으로 바뀌는 시기일수록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덕철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감기, 호흡기질환 등 잔병치레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봄철에 부활하는 독감

감기는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단골손님이다. 봄철 일교차가 커지면서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3~4월 감기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2월보다 오히려 많았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 200여 개 이상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이겨낼 수 있도록 면역력 보충에 신경 써야 한다”며 “감기는 전염성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감기 환자를 가까이하거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불가피하게 갈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유행한 독감도 봄에 다시 찾아온다. 이 교수는 “12월부터 유행하기 시작하는 독감은 시간이 지나면서 잠시 주춤해지다가 3~4월 환절기에 다시 유행하기도 한다”며 “독감은 감기와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벼운 감기에는 감기약을 복용하거나 주사제를 맞는 것만으로 충분히 치료되지만 고열과 오한, 근육통 등 심한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때는 독감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바이러스 질환 회복기에 중이염이 생기거나 열이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는 경우는 폐렴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질환도 봄에 환자가 많아진다. 몸속 혈관은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일교차가 커지면서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이들이 많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급작스러운 활동을 피하거나 체온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

극성부리는 미세먼지

호흡기질환도 봄철 대표 질환 중 하나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뿐 아니라 미세먼지까지 심해지면서 기관지염, 천식 등 호흡기질환 증세가 악화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구리, 납, 카드뮴 등 지름 1~10㎛(1㎛는 100만 분의 1m) 크기의 중금속을 말한다. 호흡기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을 유발한다. 또 발암물질이 폐포와 혈관으로 들어갈 수 있어 치매나 동맥경화증도 유발할 수 있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매일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81~120㎍/㎥(약간 나쁨)부터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 환자는 장시간 실외 활동을 가급적 줄이는 게 좋다. 121~200㎍/㎥(나쁨)일 때는 무리한 실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201~300㎍/㎥(매우 나쁨)일 때는 일반인도 실외 활동을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301㎍/㎥(위험) 이상이 되면 모두가 실내 활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김경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안경과 모자, 소매가 긴 옷,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고 비가 올 때는 직접 맞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나 봄철 꽃가루는 눈에도 자극을 준다. 가장 빈번한 질환은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안구건조증이다. 눈이 가렵고 빨갛게 충혈되며 이물감을 느끼는 것이 특징이다. 눈에서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고 증상이 심해지면 흰자위가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외출할 때 되도록 눈을 비비지 말아야 한다. 증상이 심할 때는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위생관리 신경 써야”

전문가들은 봄철 잔병치레를 피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 위생관리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교수는 “일교차가 커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옷을 따뜻하게 입고 다녀야 한다”며 “외출 뒤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어 병원균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흡기에는 미세먼지가 침투하기 쉽기 때문에 코, 입, 눈 등을 세심히 씻어야 한다. 코 전용 스프레이 제품을 이용해 코안을 씻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가에 묻은 먼지도 닦아줘야 한다. 눈을 씻을 때 사용하는 눈 전용 세정제도 있다.

외출하지 않고 집안에만 있어도 안심해선 안 된다. 실내에 있더라도 공기청정기 등을 통해 내부 공기를 깨끗이 유지해야 한다. 만성 호흡기질환자라면 일반 청소기 대신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특수필터가 달린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게 좋다. 미세먼지가 쉽게 쌓이는 카펫이나 침구류는 수납장에 넣거나 덮개를 씌워 놓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거나 먼지 주의보가 해제되면 창문을 열어 환기해야 한다. 침구류 등도 털어 실내에 쌓인 미세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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