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패럴림픽 폐막
열흘간의 '인간 승리 드라마'
역대 최다 49국 567명 참가
패럴림픽 정신 보여준 '황연대 성취상' 시상식 눈길
[ 최진석 기자 ]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폐회식이 열린 18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카운트다운과 함께 막이 오르면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6개 종목의 대표 선수 6명이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애국가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된 뒤 김창완 밴드가 ‘아라리요’를 연주하자 폐회식장은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밴드 사운드와 국악이 어우러지고 명창 이춘희의 ‘본조 아리랑’과 흥겨운 록 버전 아리랑 연주가 이어지자 관중은 어깨를 들썩이며 박수를 쳤다.
지난 9일 개막 후 열흘 동안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한 평창패럴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폐회식에서 가장 특별한 무대는 대회 최우수선수상 격인 ‘황연대 성취상’ 시상식이었다. 1988년 서울하계패럴림픽 때 처음 시상해 올해로 30년을 맞은 황연대 성취상은 패럴림픽 정신을 가장 잘 보여준 남녀 선수에게 주어진다. 이번 평창 대회에서는 남자 알파인스키의 애덤 홀(31·뉴질랜드)과 여자 크로스컨트리스키의 시니 피(29·핀란드)가 영예를 안았다.
한국 최초의 장애인 여의사인 황연대 여사가 직접 시상자로 나서 두 명에게 75g의 순금으로 제작한 메달을 전달했다. 또 역대 황연대 성취상 수상자 5명이 소아마비 장애를 딛고 장애인 인권에 헌신한 황 여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메달을 걸어줬다. 올해로 80세를 맞은 황 여사는 알츠하이머병(치매)과 3년째 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깊은 울림을 남겼다. 휠체어에 앉은 황 여사는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폐회식 주제는 ‘우리가 세상을 움직이게 한다’였다. 문화공연에서 청각장애 무용수인 고아라가 꽃이 움트는 과정을 독무대로 표현했고, 시각장애 피아니스트인 김예지와 카운터테너 이희상이 ‘꽃이 된 그대’를 부르며 감동적인 선율을 선사했다.
이어 평창패럴림픽 기간 얼음과 눈 위에서 열정과 투지를 보여준 선수들의 뜨겁고 아름다운 도전 장면들이 대형 전광판 영상을 통해 흘러나왔다. 장애를 뛰어넘은 인간의 도전 의지가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보여준 감동적인 순간들이었다.
10일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을 지킨 대회기가 패럴림픽 찬가에 맞춰 내려왔고, 이 대회기는 평창군수의 손을 거쳐 차기 개최지인 중국 베이징시장에게 전달됐다. 2022년 대회 개최지인 베이징은 화려한 공연으로 4년 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의 연설에 이어 평창을 밝힌 성화가 사그라들었다. 이후 가수 에일리와 배희관 밴드가 장애인-비장애인 구별이 없는 ‘공존의 세상’을 노래하는 무대로 폐회식이 마무리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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