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거래일 연속 상승 894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 후
신라젠·바이로메드·네이처셀 등
다른 바이오주에 매수세 몰려
사학연금, 코스닥 투자 확대 추진
상반기 위탁운용사 선정키로
실적 기대 낮아지는 건 부담
"PER 높아 여전히 고평가" 지적도
[ 김우섭/김대훈 기자 ] 코스닥지수가 어느새 900선 재등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초 미국발(發) 증시 충격으로 2월2일 900선이 붕괴된 지 약 한 달 반 만이다. 글로벌 증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핵심 종목의 영국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한국지수 편입을 앞두고 글로벌 자금 유입 기대도 커졌다.
◆한 달 반 만에 최고치
16일 코스닥지수는 4.00포인트(0.45%) 오른 894.4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7거래일 연속 오른 건 작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7거래일간 지수 상승폭은 6.43%다. 코스닥시장은 미국증시의 파생상품 쇼크와 금리 급등 우려 등으로 급락한 지난달 초 이후 한동안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외국인 순매도도 늘어나 지난달 13일 820선(829.39)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헬스케어주를 중심으로 반등이 시작됐다. 이날 시총 ‘빅3’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2%) 신라젠(1.88%) 바이로메드(0.42%) 모두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네이처셀(15.19%)과 차바이오텍(6.70%), 텔콘(13.85%) 등 다른 바이오 대형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네이처셀과 텔콘 등이 FTSE 한국지수 편입을 앞두고 월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다른 바이오·헬스케어주도 수급이 개선되면서 네이처셀과 텔콘 등과 ‘키 맞추기’를 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종전 대장주였던 셀트리온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이후 셀트리온에 대한 투자 수요가 다른 코스닥 바이오주로 골고루 흘러들어간 게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셀트리온을 담고 있지 않으면 바이오·헬스케어 장세에서 시장(유가증권시장) 수익률에 뒤처질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셀트리온이 최근 단기 급등하자 너무 비싸졌다고 판단한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주가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코스닥 바이오주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종가 기준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39조7439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2.76%를 차지했다. 이달 들어 많이 조정받기는 했지만 연초 이후 46.60% 급등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올 들어 셀트리온을 839억원어치 순매도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1543억원 순매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았다.
◆사학연금, 코스닥 투자 강화 검토
기관투자가의 코스닥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사학연금은 연기금 가운데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을 추종하는 새로운 위탁운용 유형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주를 중심으로 좋은 수익을 냈고, 올해는 코스닥시장에 순환매 장세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이르면 상반기에 위탁운용사를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사학연금은 총 15조8404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이 중 4조2028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다만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는 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코스닥 99개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2316억원으로 집계됐다. 석 달 전 전망치(1조3618억원)보다 9.56% 적다.
지수가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부담스러운 수준에 진입하고 있다. 올해 실적전망치를 기준으로 본 코스닥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9.88배로 치솟았다. “미국 나스닥시장(PER 22.52배)을 제외하면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우섭/김대훈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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