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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삼겹살·갈비·등심… 왜 우린 고기에 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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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


[ 마지혜 기자 ] 고기 끊기는 담배 끊기만큼 어렵다고들 한다. 숱한 사람이 채식주의를 시도했다가 실패한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여야 하는데 고기의 식감이 그리워 견디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은 콩이나 글루텐을 가공해 만든 ‘인조 고기’를 씹으며 만족감을 느낀다.

인간은 왜 고기에 이토록 끌리는 걸까. 《고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을 쓴 과학 저널리스트 마르타 자라스카의 호기심은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육식을 향한 인간의 욕구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왜 이토록 강렬하게 지속되고 있는지, 만약 끝이 있다면 그 모습은 어떨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간의 고기 중독은 유전자와 문화, 역사의 산물이다. 다른 유기체의 살점을 먹는 육식의 역사는 약 15억 년 전 시작됐다. 온대성 바다의 고대 박테리아 일부는 태양이나 무기물로부터 에너지를 합성하는 대신 다른 생물체를 집어삼켰다. 이런 포식 행위는 세포 구조가 복잡한 진핵생물 출현의 배경이 됐다.

인류의 조상은 초식을 주로 했지만 기후변화로 강우량이 줄어 과일 등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동물을 먹잇감으로 보기 시작했다. 동물의 사체를 가져다 먹고 사냥을 익혔다. 인간은 고기를 섭취한 덕에 뇌를 키우고 더 일찍 번식했으며 아프리카 밖으로 이주할 수 있었다. 고기는 부와 권력의 상징, 공동체 문화를 이루는 요소 등으로도 기능했다. 일부 과학자는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 것은 고기”라고까지 말한다.

정육업계의 힘, 정부 정책도 ‘육류 권하는 사회’ 형성에 일조했다. 서양의 정육업계와 패스트푸드 업체는 마케팅과 홍보뿐 아니라 로비를 통해 제도적으로도 밥상에 영향을 미친다. 《미토노믹스》의 저자 데이비드 사이먼은 미국 정부가 육류, 어류, 달걀 및 유제품을 보조하기 위해 매년 지출하는 돈이 380억달러에 달한다고 했다. 자라스카는 “이런 보조금이 없었다면 고기값이 지금보다 비쌀 테고 시민들이 육류에 덜 중독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육류 대체품에서 육식의 미래를 본다. 육류가 건강에 해로운 요소를 갖고 있고 동물의 권리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인도와 중국의 육류 소비 폭증으로 기존 농장들로는 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로지 채식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며 육류 소비를 줄이는 행위에 적절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제언한다. (박아린 옮김, 메디치, 400쪽, 1만7000원)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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