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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사찰 전면 수용이 1차 관문… 비핵화 협상 장기전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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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5월 만난다
전문가들이 본 '5월 북·미 정상회담' 전망

북한 ICBM 시험발사 성공 뒤
미국, 북핵문제 해결의지 강해져

북한·미국간 높은 수준의
사전 접촉 결과물일 수도

북한, 과거 여러차례 합의 파기
'핵개발 시간벌기' 배제 못해



[ 김채연/이미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월 내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데 대해 외교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지켜보면서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이미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황인 만큼 북·미 대화를 핵 개발을 위한 ‘시간벌기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또다시 협상을 파기하고 핵·미사일 시험을 재개하는 전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뭔가 결과를 내려고 할 것”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북·미 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된 데 대해 “우리 정부와 미국, 북한과 미국의 사전 접촉 레벨이 꽤 높았던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평양에 갈 가능성도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낮아질 대로 낮아진 국내 지지율 회복의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 때까지 북핵 문제에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나온 적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북핵 문제에 무엇인가 결과를 내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비핵화와 관련해서 북·미가 어떻게 대화하는지 과정을 봐야 할 것 같고, 남북회담과 북·미 회담은 일본을 제외하곤 남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에 모두 괜찮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다만 “미국으로선 솔직히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를 바라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왜냐하면 북한이 정말로 CVID를 하면 한국과 중국, 일본과의 적절한 긴장관계에서 오는 파워를 놓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이해관계 ‘일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내 지지율을 회복하려면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수용한 것”이라며 “북·미 간 상당한 물밑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다만 “5월 회담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든다”며 “미국 내 분위기를 보면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낮추기 어려워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북·미 간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제재 완화를 요구하면서 추가적인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핵 시설 사찰도 허용하는 대신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 등에 대해선 인정해달라고 할 가능성이 있는데, 미국 입장에서는 이 정도로는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은 “연초부터 북한이 계획한 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북한으로선 남북회담, 북·미 회담 전부 손해볼 것이 없다. 북·미 대화의 시작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9·19 합의도 다 파기했다”며 “이번에도 회담을 충분히 끌어서 핵 개발 ‘시간벌기용’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북 핵사찰 수용이 관건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북·미 간 타결이나 협상이 있었지만, 결국엔 북한이 핵시설 검증을 받아들이지 않아 합의가 깨졌다”며 “이번에도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검증을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일지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북·미 간 중재를 하면서 북한에 핵 시설 사찰 허용을 제안했고 수용하기로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을 받아들인 게 아닌가 싶다”며 “다만 북한이 핵 시설 사찰에 대해 실질적으로 허용해야 후속 회담도 순조롭게 굴러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으로선 시간이 갈수록 대북 제재에 따른 경제 악화가 심해져 위협을 느끼는 것 같고, 미국은 북한에 핵·미사일을 개발할 시간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양측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회담 약속이 빨리 성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북한이 얘기하는 비핵화가 무엇인지가 관건”이라며 “북한은 제재를 풀어달라고 하면서 기존의 핵 프로그램 동결 약속을 단계적으로 하자고 할 텐데, 미국은 일괄 타결 방식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확인되면 6자 대화나 4자 대화 메커니즘을 만들어 후속 조치들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채연/이미아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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