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 고조
중국 방문단, 미국 반대로 대폭 축소
마땅한 대화 상대도 못찾아
중국 지난달 대미 무역흑자
전년비 35% 늘어난 209억달러
[ 박수진/강동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미(對美) 무역흑자를 줄일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미국에 대한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적자와 관련해 중국은 한 해 그 규모를 10억달러 줄이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하지만 10억달러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규모에 비해 턱없이 작은 숫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10억달러 뒤에는 990억달러가 빠져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연간 대미 무역흑자의 3분의 1 수준인 1000억달러를 줄이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언제, 어떤 경로로 중국에 이런 요구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작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752억달러(약 401조원)로 전년보다 8%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와 같은 일이 수년간 벌어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를 조사해 왔으며 조만간 대응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2기의 경제 부총리를 맡을 류허(劉鶴)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 사무처장을 미국에 통상사절로 보냈다. 그러나 닷새 일정의 방미 기간 여러 성과가 있었다는 중국 관영 언론의 보도와 달리 내용이나 형식 면에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당초 40명 정도의 통상사절단을 보내려 했지만 미국 반대로 인원이 10명 안팎으로 줄었다고 8일 보도했다. 류 사무처장이 미국과의 통상갈등 문제를 논의하려 했으나 막상 이 문제를 총괄할 상대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중국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44.5% 늘어 36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2월 달러화 기준 수출은 171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5% 급증했다. 2015년 2월 48.2%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무역흑자는 33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억달러 늘었다.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209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중국의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기저효과와 위안화 약세가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기저효과란 기준 시점과 비교 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그 결과가 차이 나는 것으로, 작년 2월 수출 증가율(7.9%)이 크게 낮았던 탓에 지난달 수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는 뜻이다. 지난 1월 미국 달러화 대비 2년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위안화 가치는 지난달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워싱턴=박수진/베이징=강동균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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