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 삼양식품 사장 jskim@samyangfoods.com >
전 세계인에게 환희와 감동을 안겨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북핵 문제가 대두되면서 선수단 안전 문제로 참가 여부에 논란이 있었지만, 남북한 대화를 통해 절묘한 반전을 이뤄냈다.
평창올림픽은 남북한 공동 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으로 그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히려 평화 올림픽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북핵 문제의 실타래를 푸는 단초가 됐다. 또한,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와 정보기술(IT) 기술력을 보여준 화려한 개회식, 완벽한 경기 시설, 빈틈없는 경기 운영으로 한국인의 자부심도 높여줬다.
개인적으로는 개회식 날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인근에서 직접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하는 기회를 얻어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했다. 사실 강원도 평창 지역은 삼양식품 창업자인 고(故) 전중윤 회장과의 추억이 서린 곳으로 그분의 며느리인 필자에게는 각별한 장소다. 아버님은 생전에 대관령 일대를 아시아 최대 목장으로 개발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말씀해주시곤 했다. 1970년대 초, 특별한 장비 없이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그 가파른 산등성이를 개간해 지금의 대관령 삼양목장 터를 마련했다고 하니, 어쩌면 당시 아버님은 훗날 그곳에서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올림픽이 열릴 것을 예견하셨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평창올림픽이 끝나면서 문득 30년 전의 서울 하계올림픽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의 변곡점이었다. 올림픽 개최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나라 위상이 달라졌을 뿐 아니라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민주주의 의식이 성장했고 정보화 시대로 나아가는 계기이자, 글로벌 국가로 도약하는 모멘텀이 됐다. 서울올림픽을 경험하며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끈 당시의 2030세대는 어느덧 기성세대가 됐다. 30년 전 그들이 있었던 자리에서 지금의 2030세대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평창올림픽을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대변환점으로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끈 당찬 젊은 세대들의 패기와 열정이 있다면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어떤 격랑에도 흔들리지 않고 발전과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울올림픽처럼 평창올림픽 역시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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