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상반기 채용 공고를 발표했지만 다른 시중은행들은 감감 무소식이다. 연이어 불거진 채용비리 의혹에 채용 규모조차 확정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신입행원 17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오는 16일까지 기업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 받고 서류심사와 필기시험, 역량 및 임원면접을 거쳐 6월 초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상반기 채용을 진행한 곳은 NH농협은행 뿐이었다. 지난달 NH농협은행은 '블라인드 채용'과정으로 6급 신규직원 350명을 채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4일 2차 전형(필기)를 실시하고, 9일 2차전형 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반면 KB국민, 하나, 신한,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아직까지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했다.
은행권을 덮친 채용비리 사태가 아직 조사중이고,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채용 절차 모범규준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일부 은행에선 하반기로 공채 전형을 미룰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신입행원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은행장이 사퇴했으며 관련자들이 기소됐다. KB국민, 하나, 부산, 대구, 광주은행 등도 혐의가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채용비리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의혹이 있는 은행들은 채용 규모조차 확정할 수 없다"며 "의혹이 없는 은행들도 눈치를 보는 모양새고 채용절차 모범규준 역시 단시간 내에 만들어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채용절차 모범규준은 일종의 은행권 '공통 가이드라인'이다. 채용비리 사태에 신뢰가 땅에 떨어진 시중은행들이 재발 방지 차원에서 만들기로 나섰다. 현재 실무진 협의에 착수한 상태지만 구체적인 모범규준의 내용은 검찰 수사를 통해 비리여부, 문제점 등이 가시화돼야 확정될 전망이다.
채용비리가 가장 먼저 불거졌던 우리은행은 필기시험 신설, 채용 전과정의 외부 위탁을 골자로 한 새로운 채용 절차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금융권 안팎에선 우리은행의 채용과정이 모범규준의 바탕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채용공고를 낸 IBK기업은행 역시 공정성·객관성 확보 차원에서 전형별로 외부기관 또는 외부위원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서류전형과 필기전형 전 과정을 외부기관에 의뢰하고 모든 문제를 객관식으로 출제해 주관적 평가요인을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임원면접시에는 면접위원 50%를 외부위원으로 채우기로 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선 이같은 채용절차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직에서 함께 일할 사람을 뽑는데 그 과정을 외부 기관에 위탁한다는 것이 문제의 소지는 있다"며 "은행은 공공성을 띠고 있고, 고객 상대 과정에서 가치관도 중요한데 외부 잣대로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 반영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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