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드라이버 등 묶어 '모빌리티'로 재편
"탈 것+공유가 차세대 먹거리 될 것"
[ 정영효 기자 ] 국내 1위 택시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는 2016년까지만 해도 카카오 O2O(온·오프라인 연계)사업부 소속이었다. 미용실 예약 서비스 카카오헤어샵, 맛집 추천앱 카카오플레이스 등 카카오의 O2O 서비스를 총망라한 사업부인 탓에 정체성이 모호했다. 택시호출 시장의 94%를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택시의 가치가 여타 O2O 서비스와 섞여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원석을 ‘왕관의 보석’으로 가공하는 게 카카오 경영진에 과제로 떨어졌다.
◆뒤죽박죽 O2O에서 크라운주얼 캐라
O2O사업부의 ‘크라운 주얼(가장 가치가 있는 자산)’을 캐낸 곳은 이 사업에 5000억원을 투자한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카카오 빅딜팀이었다. TPG는 세계 최대 차량 공유회사 우버에 투자한 회사다. ‘탈 것’과 ‘공유’의 결합에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카카오 빅딜팀과 TPG는 카카오의 O2O 서비스 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모빌리티’ 관련 사업을 분리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카카오가 지난해 1월 카카오택시와 대리운전기사 호출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 내비게이션 서비스 카카오내비 등을 한데 묶은 카카오모빌리티를 출범시킨 배경이다. TPG는 같은 해 7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가운데 500억원(3.07%)을 최근 홍콩과 미국 기관투자가에 매각해 거래를 마무리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각종 O2O 서비스가 뒤섞인 사업부로는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어렵고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받는 카카오 빅딜팀
카카오모빌리티 출범으로 카카오 빅딜팀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6일 회사를 떠난 박성훈 전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와 배재현 빅딜팀 부사장, 그리고 이들이 영입한 5~6명의 IB업계 전문가로 이뤄진 팀이다. 기술벤처기업 등 소규모 인수합병(M&A)은 카카오의 각 계열사가 맡는 것과 구별하기 위해 ‘빅딜팀’으로 부르던 것이 공식 팀명으로 굳어졌다.
2016년 4월 국내 1위 음원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을 인수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빅딜팀은 이후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해외주식예탁증권(GDR) 발행 등 여섯 건의 빅딜을 성사시켰다. IB업계 관계자는 “하나같이 카카오 퀀텀점프(대도약)의 원동력이 된 거래들”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 투자는 특히 배 부사장과 이번 거래를 설계한 윤신원 TPG 전무의 특별한 인연이 만들어낸 거래로 전해진다. 배 부사장은 CJ그룹 미래전략실 부장으로 근무하다가 박 전 대표의 눈에 띄어 카카오 빅딜팀에 영입됐다. 국내외 IT업계 네트워크가 넓은 윤 전무와는 10년지기 절친으로 알려졌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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