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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바이오 “新 타깃으로 췌장암, 뇌종양, 알츠하이머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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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희 비욘드바이오 대표
암 줄기세포까지 없애 근본적 치료
오는 4월 암치료제 임상 1,2상 시작
치매치료제는 올해 전임상 완료 목표
내년 기술특례상장 추진





췌장암, 뇌종양, 알츠하이머…. 비욘드바이오가 신약을 개발해 정복을 꿈꾸는 질병들이다. 공통점은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난치병이라는 것. 26일 대전 유성 바이오벤처타운의 비욘드바이오 본사에서 만난 민창희 대표(사진)는 "기존에 없던 신약을 개발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에서 바이오라는 말 앞에 넘어서다라는 의미의 ‘비욘드’를 붙여 사명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LG생명과학(현 LG화학 생명과학부문) 연구원, 한올바이오파마 연구소장을 지낸 민 대표가 2013년 설립한 비욘드바이오는 췌장암 치료제 'BEY-A'를 개발하고 있다. 암세포의 성장주기를 조절해 증식을 막고, 암 줄기세포를 제거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암 줄기세포를 없애야 전이 및 재발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 대표는 "기존의 항암제들은 암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없어 약물내성과 암세포 전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BEY-A는 이들과 다르게 암 세포의 성장주기 중 G2단계에서 M단계로 진행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CDK1’을 저해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CDK1이 암 줄기세포의 자기분화 과정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암세포뿐만 아니라 암 줄기세포까지 사멸로 유도한다"고 덧붙였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마찬가지로 성장과 분열을 반복하며 증식을 위해 'DNA 합성준비기(G1)→DNA 합성(S)→세포분열 준비기(G2)→세포분열기(M)'의 4단계 과정을 거친다. 기존에 개발됐던 항암제들은 G1단계에서 S단계로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기전적으로 암 줄기세포를 근본적으로 제거하지 못한다는 게 민 대표의 설명이다.

민 대표는 "BEY-A를 주입했을 때 암 줄기세포를 나타내는 마커 단백질들의 발현이 감소했고, CDK 저해에 따라 암 줄기세포의 사멸이 유도되는 등 암 줄기세포의 자기복제를 억제하는 것이 동물실험에서 관찰됐다"며 "암의 전이, 재발뿐만 아니라 약물내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BEY-A는 지난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1,2상 승인을 받고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오는 4월께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민 대표는 "BEY-A는 췌장암 1차 치료제인 '젬시타빈'과의 병용투여 효과를 확인한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BEY-A의 단독투여와 젬시타빈과의 병용투여도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다형성교아종이라고 불리는 악성뇌종양에 대한 임상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비욘드바이오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BEY-B'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근본적인 치료 없이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데 그치고 있다. 화이자, 일라이릴리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줄줄이 치료제 개발에 실패하고 있을 정도로 미개척지다.

비욘드바이오는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뿐만 아니라 뇌 신경세포에 해롭다고 알려진 단백질 '타우'를 동시에 타깃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 공략에 나선다. 여러 다국적 제약사들이 베타 아밀로이드에만 초점을 맞춰 실패를 맛 봤던 것과 전략을 달리한 것이다.

민 대표는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는 서로 영향을 끼치며 발전해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며 "BEY-B를 통해 타우와 아밀로이드 전구체의 인산화 작용을 억제하는 결과를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BEY-B는 BEY-A와 마찬가지로 혈뇌장벽(BBB)을 통과하지 못하던 문제도 해결했다. 활성도를 유지하면서 분자량을 작게 만드는 물질 개발을 통해서다. 뇌에는 다른 물질이 뇌 안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BBB가 있는데, 많은 제약사들이 이곳을 뚫고 뇌까지 약물을 전달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는 "BBB 안의 약물 농도가 혈중 농도와 비슷할 정도로 동물실험 결과 경쟁 약물에 비해 BBB 투과율이 우수했다"며 "실험 쥐의 인지능력, 장기 기억력 등을 테스트했을 때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BEY-B는 올해 비임상시험을 완료하고 내년 초에 국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욘드바이오를 어떻게 바라볼까. 민 대표는 2016년 1만7000여개 기업이 참가한 바이오유럽 파트너링 행사를 통해 시장의 관심이 예상보다 뜨거움을 느꼈다. 그는 "BEY-A, BEY-B 두 가지 파이프라인을 갖고 처음 참가한 바이오유럽 파트너링 행사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비욘드바이오의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며 "특정 기술이 아닌 회사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데, 비욘드바이오가 바이오유럽이 시작되기 한 달 전 바이오유럽 파트너링 사이트에서 검색어 톱 10에 들어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올 상반기에 Pre-IPO 투자를 거쳐 내년 코스닥시장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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