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운용사 등에 지분 15% 넘겨 '2대주주 모시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 유력
"해외 M&A투자금 상환 가능성"
글로벌 영화산업 성장 정체기
2년 전 대비 주가 반토막 수준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25일 오후 4시50분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J CGV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으로부터 3000억원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해 2대 주주를 맞아들인다. 성장 정체 등으로 급락한 주가가 최근 어느 정도 회복되자 자금조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해 3000억원을 끌어들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주주인 CJ가 보유한 CJ CGV 지분이 39.02%로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구주(기존 발행주식)를 매각하지 않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신주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CJ CGV에 3000억원을 투자하는 PEF 운용사 등은 15% 안팎의 지분을 확보하고, CJ의 보유지분은 30% 초반대로 줄어드는 구조다. 소수지분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PEF 등 재무적투자자(FI)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CJ그룹이 CJ CGV의 자금 유치를 추진하는 것은 성장 정체기를 맞고 있는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 업황과 연관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글로벌 스트리밍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에서 개봉하는 등 영화를 보는 플랫폼이 극장에서 인터넷 등 다른 수단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한국작품 수를 450편으로 늘렸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유지에 들어가는 고정비용은 큰 반면 영화표 값은 쉽게 올리기 힘든 점도 CJ CGV 성장 정체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2016년 초 13만5000원 선까지 올랐던 CJ CGV의 주가는 기존 영화관 리모델링과 장기 흥행영화 부재가 겹치면서 한때 6만원이 무너졌다가 최근 7만원 선을 회복했다. 지난 23일 종가는 7만3400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모든 계열사에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대비해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자금을 조달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J CGV는 성장 정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경제성장률이 높고 인구가 많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2016년에는 터키 최대 극장 체인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를 80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엔 영국 영화 사업체 뷰인터내셔널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CJ CGV가 3000억원 조달에 성공하더라도 금액이 크지 않은 만큼 M&A보다는 자체 투자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뷰인터내셔널 등 CJ CGV가 노릴 만한 글로벌 매물들은 몸값이 조(兆) 단위를 훌쩍 넘는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터키 마르스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외부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상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마르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때 IMM PE의 투자금 1000억원과 메리츠증권의 총수익스와프(TRS) 3000억원을 지원받았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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