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키 세계 도전 58년만에 올림픽 은메달
고랭지 배추밭 썰매 타며 실력 키운 '배추보이'
이상호(23)가 대표적 설상종목인 스노보드에서 한국 사상 최초 올림픽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상호는 24일 오후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전에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 0.43초 뒤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결승전 블루코스에서 출발한 이상호는 초반 0.45초 뒤졌지만 중반 이후 0.23초 차로 추격하며 금메달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끝내 초반 격차를 매우지 못하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설상 종목인 스노보드에서 한국 대표선수가 은메달을 딴 건 이상호가 처음이다. 1960년 스쿼밸리 대회부터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이래 58년 만에 한국 스키가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 영예를 안은 셈이다.
이상호는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호는 3월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는 2위에 오르며 세계 정상급 실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상호는 예선 1차 시기(레드코스)에서 42초90, 2차 시기(블루코스)에선 42초16을 기록, 합계 1분25초06으로 3위로 16강에 안착했다. 이상호는 16강에서는 드미트리 사르셈바예프(OAR)와 맞붙었다. 이상호는 레드코스에서 시작해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결국 상대보다 0.54초 빨리 들어오며 8강에 합류했다.
이상호는 강원도 사북초 1학년 때 스노보드를 처음 접했다. 당시 고랭지 배추밭을 개조해 만든 눈썰매장에서 호기심으로 보드를 탔다. 애칭 '배추 보이'가 따라붙는 이유다.
이상호의 숨은 재능을 발견한 이는 장태열 스키협회 스노보드 위원(하이원 스키학교장)이다. 또 아버지(이차원씨)도 이상호 옆을 지키며 개인 코치 역할을 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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