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상압박 '후폭풍'
철강사 '고육지책'
수출량 80% 미국에 의존
수입 규제에 '백기 투항'
태국 투자 계획은 철회
[ 박재원 기자 ] 미국의 통상압력으로 한국 철강업계의 생존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유정용 강관을 생산하는 중소 철강회사 넥스틸은 해외 공장을 미국에 집결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규제안’에 백기투항을 하는 셈이다.
박효정 넥스틸 대표는 21일 “총 400억원을 들여 미국 휴스턴에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며 “지난 16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2개 수입 규제 국가 명단에 당초 예상과 달리 태국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넥스틸은 최근까지도 미국(300억원)과 태국(100억원)에 각각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는 “미국 상무부가 백악관에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권고안을 보고 오로지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올 10월 가동을 목표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23일 미국행 항공권을 끊었다. 대미(對美) 투자를 늘리는 작업을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 상무부는 한국을 포함한 12개국(브라질·중국·코스타리카·이집트·인도·말레이시아·한국·러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태국·터키·베트남)에 53%의 관세를 적용하거나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국가별 대미 수출액을 2017년 수준의 63%로 제한하는 방안 등 3개 규제안을 백악관에 제안한 상태다.
넥스틸은 미국 관세 장벽에 막혀 지난해 9월부터 수출 실적이 전무하다. 이 회사는 수출량의 80%를 미국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1년 새 반덤핑 관세율을 8.04%에서 46.37%로 높이면서 도저히 수출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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