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슬로베니아 정상회담…文 대통령 "北美 모두 대화 필요성 느껴"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실질협력 증진과 대북정책 공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1992년 양국이 수교한 이후 슬로베니아 대통령이 공식 방한한 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대화와 화해 분위기가 올림픽 이후에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여건 조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이 여전히 서로 충돌할 위험이 있긴 하지만 다행히 최근엔 양쪽 모두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지고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시작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호르 대통령의 방한은 평창올림픽을 전 세계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대축제로 만들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큰 힘이 됐다"며 "양국 관계 발전에 특별한 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슬로베니아가 최근 한국 TV 드라마의 무대로 등장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얻게된 것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실질협력 확대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호르 대통령은 "무력사용 없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문 대통령의 정책에서 희망을 본다"면서 "과거의 강경정책으로 회귀한다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화를 추진하려는 문 대통령의 용기와 결단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답했다.

파호르 대통령은 "지속해서 대화를 추진하고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을 이웃 국가들에 이해시키는 것은 매우 용기 있는 결단"이라면서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세계의 이목이 쏠린 안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선 유럽연합(EU)이 더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의 말을 유럽에 전하겠다"고 밝혔다.

파호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슬로베니아 방문을 요청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 10년 동안 교역이 20배 이상 증가한 점에 주목하고, 중·동유럽 진출의 관문인 슬로베니아 코페르 항을 통한 해운, 육로 수송 등 물류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파호르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양국 파견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상대국 연금보험료 납부 5년간 면제 △양국 연금 가입 기간을 합산해 연금수급권 보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슬로베니아 사회보장협정'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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