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한 고교에서 발생한 총격 참사로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19일(현지시각) 백악관 앞에서 총기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학생 시위가 열렸다.
버지니아주 등에서 모인 수십 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워싱턴DC 백악관 앞 광장에 모여 느슨한 총기규제를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미국총기협회(NRA)와 정치권에 책임을 물으며 규제 강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내가 다음 차례?', '총기가 아닌 아이들을 보호하라', '법을 만드는 주체는 의회인가, NRA인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아이들이 더 죽어서는 안 된다", "의회도 공범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이날 시위에서는 이번 참사로 인한 사망자 17명을 상징하는 차원에서 17명의 학생이 땅바닥에 약 3분간 누워 항의의 뜻을 표했다.
눕기 퍼포먼스가 약 3분간 펼쳐진 것은 총격범이 'AR-15 반자동소총'을 구매하는 데 걸린 짧은 시간을 상징한 것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대통령의 날' 휴일인 이날 백악관 앞에서 학생 시위가 벌어졌지만, 정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사건 현장에서 가까운 '겨울 백악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사흘 연휴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앞서 플로리다 주의 소도시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를 다니다 퇴학당한 크루스는 이 학교에서 AR-15 반자동소총을 난사해 학생과 교직원 등 17명이 숨지고 최소 16명이 다쳤다.
이후 많은 학생과 교사, 정치인들이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 출마하기 전인 사업가 시절엔 공격용 총기 판매 금지와 총기 구매 시 대기 기간 연장을 지지했지만 대선 후보로 나선 뒤엔 총기 옹호론을 폈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 개인의 총기 소유권을 보장하는 수정헌법 2조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전미총기협회(NRA)로부터 막대한 선거 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