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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촌 이어 메르스도… 확대되는 국가 배상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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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부실 대응… 정부, 환자에 1000만원 배상하라"

환자, 1심 졌으나 항소심 승소
"역학조사 지연… 격리시기 놓쳐"

국민 보호의무 폭넓게 해석
"필요 조치 취하지 않은 것만으로 감염병예방법 위반이라고 판단"
"국가의무 묻는 타 재판 영향줄 듯"



[ 신연수 기자 ]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감염된 환자에게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수의 메르스 환자가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국가 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가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는 법원의 최근 판결 경향이 또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다.

◆메르스 방역 실패, 국가가 책임져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항소4부(부장판사 송인권)는 메르스에 걸려 ‘30번 환자’로 분류됐던 이모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정부는 이씨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씨는 2015년 5월22일 발목 수술 후 대전 대청병원에 입원했다가 같은 병실에 있던 ‘16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됐다. 16번 환자는 5월15~17일 최초 감염자인 ‘1번 환자’와 평택성모병원 같은 층에 입원해 있다가 메르스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국가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질병관리본부는 1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최초 의심환자로 신고됐을 때 역학조사를 지연하고 방만하게 한 과실이 있다”며 국가 과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16번 환자가 대청병원에 입원하기 전 혹은 그가 원고를 감염시키기 전에 격리할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국가 과실이 이씨 손해에 영향을 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취지다.


◆‘국가의 국민 보호의무’ 폭넓게 인정

통상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부작위’만으로는 손해배상을 받기가 쉽지 않다.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국민에게 손해를 입힌 점을 입증해야 한다. 공무원이 불법을 저지르고 그 불법이 손해를 야기했다는 인과관계까지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 에이즈와 신종플루 환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다.

이번 사건에서도 국가에 배상 책임을 지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염병예방법 위반이라고 법원을 판단했다. 지난달 법원은 같은 대청병원에서 사망한 ‘38번 환자’ 유족이 제기한 소송에서 국가 과실이 있다면서도 사망의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도 마찬가지로 16번 환자에게 감염된 사례였다. 국가의 보호 의무를 폭넓게 해석한 이번 판결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원고 측 이용재 변호사(사법연수원 40기)는 “개별 계약에 근거하지 않더라도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한 판결”이라며 “메르스 관련 소송 외에 국가의 보호 의무를 묻는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국가의 배상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이 줄을 잇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달 초 서울고등법원은 미군 상대 기지촌에서 성매매에 종사한 여성들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자발적으로 성매매한 여성에 대해서도 “국가가 성매매를 방조·조장한 책임이 인정된다”며 국가 배상을 판결했다. 지난해 9월에는 전남 신안군 ‘염전노예’ 피해자에게 국가가 3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도 나왔다. 국민의 기본권은 폭넓게 인정받아야 하며, 경찰이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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