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세기의 대결'이 싱겁게 끝날 전망이다. 올림픽 2연패를 꿈꾸는 '피겨 왕자' 하뉴 유즈루(일본)가 '점프 천재 네이선 첸(미국)의 기선을 완벽하게 제압해서다.
하뉴와 첸은 16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각각 25, 26번째로 나란히 연기했다. 3개월 만에 복귀한 하뉴가 부상 공백을 무색하게 하는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 반면 첸은 단체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점프 실수를 연발하며 무너졌다.
먼저 연기한 하뉴는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첫 번째 쿼드러플(4회전) 살코 점프에 이어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높이와 속도 모두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결과는 111.68점. 지난해 부상 전에 얻은 자신의 최고점 112.72에 조금 못 미치는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부상 이후 처음 나온 실전에서 세간의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버렸다.
하뉴 바로 다음에 나온 첸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첫 쿼드러플 러츠 점프부터 착지가 불안하며 이어지는 점프를 처리하지 못했다.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와 트리플 악셀에서도 무너지며 점프 3개를 모두 실패했다.
이날 첸의 점수는 82.27점으로 개인 최고점 104.12점에 턱없이 모자랐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첸은 10위권 밖으로 벗어났다.
첸은 지난해 2월 4대륙 선수권대회부터 하뉴와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두 번 승리하고, 하뉴가 없던 그랑프리 파이널을 제패하며 이번 올림픽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듯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직 17일 프리 스케이팅이 남긴 했으나 하뉴와 30점에 가까운 점수 차를 극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둘의 전쟁은 사실상 하뉴의 완승으로 끝날 전망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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