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식 "남측 올림픽은 민족의 대경사…긍지스러워"
렴대옥 "목표는 현재 여기서 말할 게 없어"
북한 응원단, 인공기만 흔들며 응원…한반도기 들지 않아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부문에 참가한 북한의 렴대옥(19)·김주식 선수(26)가 15일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후 “북한 응원단뿐만 아니라 한국 관객들의 응원에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렴대옥·김주식은 이날 오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124.23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69.40점)과 합쳐 총점 193.63점으로 종합 13위에 올랐다. 이들은 평창올림픽에서 모두 자신들의 기존 최고점을 경신했다.
두 선수는 “경기에서 몹시 긴장했는데, 들어가니 우리 응원단과 남녘의 동포들이 함께 마음을 맞춰 응원하는 것이 정말 힘이 컸고 고무가 세게 됐다”고 말했다. 김주식은 “남측에서 열린 올림픽에 (감회가) 깊었다”며 “남측의 인민들에게도 늘 고마운 인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남측에서 열리는 올림픽 경기는 민족의 대경사”라며 “여기 우리가 참가해서 긍지스럽고, 우리 민족이 올림픽을 주최했다는 것도 긍지스러워서 있는 힘을 다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점수에 대해선 그리 만족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김주식은 “점수를 보다시피 뭐 잘 한 게 있습니까. 아직 우리가 해야 될 게 많다”고 말했다.
렴대옥은 “목표는 다 달성한 다음에 그 자리에서 말하겠다”며 “현재는 여기서 말할 게 없다”고 짧게 답했다. 렴대옥은 전날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후엔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것에 대해 “우리 당에서 날 이만큼 키워주고 감독 동지, 짝패 동지가 이끌어줘서 내가 빛인 난 것이지, 나 혼자의 힘으로 이렇게 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오는 3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이날 북한 응원단은 경기 시작 약 40분 전인 오전 9시50분께부터 입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일반 관중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북한 응원단은 일반석에 앉았지만 북측 응원단 관계자와 남측 행사 관계자들, 남북 양측 경호원들의 엄격한 통제를 받으며 움직였다. 일반 관중들은 물론 취재진의 접근도 허용되지 않았다.
북한 응원단은 경기 시작 전 응원에선 ‘반갑습니다’, ‘아리랑’, ‘옹헤야’ 등을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들은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번갈아 흔들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 후엔 한반도기를 내려 놓고 인공기만 들었다. 렴대옥·김주식 조가 나오기 전까진 약간의 박수만 칠 뿐 조용한 모습이었다.
이날 응원에선 별다른 응원도구는 없었으며, 인공기를 흔들며 렴대옥과 김주식의 이름을 크게 연호했다.
강릉=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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