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4.6 최대 여진
휴일 새벽 강타…30여명 부상
휴일 시민들 집 밖으로 뛰쳐나와
흥해체육관 이재민 300명 '패닉'
"실내는 다 무서워" 트라우마도
원전·제철소 시설은 피해 없어
1월에 한 번뿐이던 여진
이달들어 벌써 14차례 '불안'
"작년 본진으로 쪼개진 면 확장"
[ 박상용/하인식 기자 ]
11일 일요일 새벽 경북 포항에서 또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15일 전국을 뒤흔든 포항 지진(규모 5.4)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날 지진 규모는 4.6으로 작년 11월 지진 이후 가장 강력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포항 지진의 여진으로 결론내렸다. 본진 이후 3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강력한 여진이 발생해 일대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포항 본진 응력 확장 …”
기상청은 이날 오전 5시3분3초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5㎞ 지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36.08도, 동경 129.33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9㎞다. 진도는 경북 Ⅴ, 울산 Ⅳ, 대구·경남 Ⅲ로 분석됐다. 진도 Ⅴ는 대부분 사람이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잠을 자던 사람도 깨는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본진이 발생한 당일 뒤따른 규모 4.3 여진 이후 규모 4.0대 여진은 처음”이라며 “수평 운동보다 상하 운동이 활발한 지진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여진은 본진 때 부서진 단층의 끝단에서 발원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본진은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발달한 면적 약 16㎢짜리 지하 단층이 쪼개지면서 발생했고, 이번 여진은 이 단층의 남서쪽 끝단 가장 아래 부근에서 미처 부서지지 않았던 단층이 쪼개지면서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여진은 본진 때 방출된 에너지가 지하에서 해소되는 과정인데, 이번 지진은 본진 에너지에다 해당 단층에 쌓여있던 응력이 더해져 충격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전문가들은 여진 발생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3개월이나 지난 강력한 여진이 더 큰 지진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보통 여진은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 빈도와 최대 규모가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처럼 큰 규모의 여진이 석 달 만에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작년 12월 10회에 달했던 2.0 이상 여진은 1월에 1회로 확 줄었다가, 이달 들어 14차례(이날 오후 3시 기준)로 급증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본진에 의해 쪼개진 면이 이번 여진으로 확장되고 있어 큰 여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포항과 경주 사이와 포항 북동쪽 해역 부근에서 또 큰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진 트라우마 시달리는 포항시민들
일요일 새벽을 깨운 갑작스러운 지진이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다. 포항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0여명이 경상을 입었다. 시민들은 집 밖으로 뛰쳐나와 운동장, 공터 등으로 대피했다.
포스텍(포항공대)에서 이모씨(21)가 대피 중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엘리베이터와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등의 신고가 있었지만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포스코와 월성원자력 발전소, 울산 석유화학공단에도 가동 중단 등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진앙에서 가까운 송라면 보경사의 대웅전 내부 벽면에 균열이 생기는 등 문화재 일부가 훼손됐다.
불과 3개월 전 최악의 지진을 경험한 포항시민들은 그날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며 불안한 하루를 보냈다. 차를 타고 아예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불안감에 차 안을 벗어나지 않는 주민도 많았다.
포항시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은 큰 공포가 덮쳤다. 작년 11월 지진 이후 이곳에서 생활 중인 이재민 300여 명이 지진 발생 직후 한꺼번에 출구로 달려나가면서 노약자 등 일부가 넘어져 다치기도 했다. 이들은 “건물 안에 들어가기 무섭다”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휴대전화 진동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랄 지경이라는 등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사례도 많았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지진 이후 지금까지 8800여 명이 심리상담을 받았다.
박상용/포항=하인식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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