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08일(15:1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매각을 접기로 하면서 자본시장에서의 평판도도 금이 갔다. 한국종합기술 하이투자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인수전 마지막 단계에서 발을 빼자 거래 정보만 빼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호반건설은 숨은 부실이 예상보다 크고 대우건설 직원들의 반발이 커지자 인수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지난달 말에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숨은 부실 규모가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에 143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공정을 다시 설계하고 제작에 착수하는 과정에서 3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에디오피아 등 해외사업을 폭넓게 진행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모로코와 비슷한 부실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다. 부실의 시금석으로 꼽히는 미청구공사가 늘어나는 양상도 우려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9월 말 미청구공사 규모는 1조5376억원으로 2016년 말(1조3402억원)보다 14.72% 늘었다. 미청구공사는 발주처가 설계방법을 변경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발생한 추가 공사비용 등을 말한다. 발주처에서 이를 지급하지 않으면 손실로 처리된다. 국내 건설사 일부는 미청구공사 금액 일부를 손실로 처리하면서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내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2016년 말 부채비율은 46.3%, 이익잉여금은 8049억원에 이를 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하지만 조단위 인수금액을 내면 그만큼 곳간 여력이 팍팍해진다.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장에서 예상치 못한 손실이 이어지면 이를 감당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2016년 수준 만큼의 순손실(7549억원)이 한번만 나도 호반건설의 이익잉여금을 상당수 갉아먹는 것은 물론 금세 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선다.
대우건설 임직원의 반발도 호반건설이 결정을 철회하는데 작용을 했다는 평가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로 시공능력을 끌어올리고 해외 사업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이탈할 조짐은 물론 인수에 강하게 반발하자 호반건설 경영진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의 최종 의사결정은 김 회장과 전중규 총괄 부회장이 주도했다. 전 부회장은 외환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하이닉스를 비롯한 대기업 경영정상화 작업에 몸담았다. 이 회사 인수합병과 신사업 실무는 최승남 호반건설산업 사장과 최근 상무로 승진한 김철희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최 사장은 우리은행에서 글로벌사업단장, 자금시장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김철희 상무는 신사업과 기타 인수작업을 이끄는 실무 핵심자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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