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르는 '평창 외교'
2014년 첫 공식석상에 등장
'김정은 대리인'…영향력 막강
[ 김채연 기자 ] 김여정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의 셋째 부인 고영희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딸이다. 1987년 생으로 알려진 그는 1990년대 후반 당시 김정은과 함께 스위스 베른국제학교에서 유학했으며, 1998년 귀국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은 사실상 ‘잊혀진 인물’로 살고 있는 친형 김정철을 제외하면 김정은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친혈육이자 김정은에게 할 말을 할 수 있는 인사이기도 하다. 김여정은 지난해 10월 열린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른 뒤 선전선동부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국 후보위원은 정치국에서 상무위원과 정위원 다음가는 위치지만, 정치국의 전체 위원이 30명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막강한 권력을 과시한다. 김여정은 불과 서른 살에 정치국 후보위원이 됐다. 60~70대가 주축인 정치국에 진입했다는 건 북한 노동당 정권사에 한 번도 없었던 파격 인사다.
김여정이 북한 매체를 통해 처음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은 2014년 3월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로 알려졌다. 김여정은 당시 북한 권부 실력자인 최용해 군 총정치국장 등 실세들과 함께 당 중앙위 책임일꾼으로 거론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7일 통화에서 김여정이 방문하는 데 대해 “김여정이 평창올림픽 행사 축하 및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김정은의 친서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김정은이 정치가로서 김여정의 활동 폭을 넓히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김여정을 국제 행사인 올림픽에 파견해 국제 무대에 데뷔시키고, 남측에 가서 견문을 넓히고 오라는 의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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