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 오토엑스포서 출사표
소형 SUV 콘셉트카 SP공개
비포장도로 많은 인도에 최적화
젊은 세대 공략한 '투톤 루프'
[ 도병욱 기자 ]
기아자동차가 세계 4대 시장인 인도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기아차는 7일 인도 뉴델리 외곽도시인 노이다에서 열린 ‘2018 델리 오토엑스포(델리 모터쇼)’에 참가해 현지 전략형 차량인 SP 콘셉트카를 최초로 공개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SP 콘셉트카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 개발한 모델이다. 기아차는 내년 9월부터 이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한 양산차를 현지에서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 지휘
이날 행사는 주요 참석자들이 초에 불을 붙이는 의식으로 시작됐다. 행사장에는 인도 전통 음악이 흘러나왔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성공을 기원하는 인도 전통 의식을 재현한 것이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나마스테 인디아”라는 인사로 발표를 시작했다.
기아차가 소형 SUV를 첫 출시 상품으로 고른 것도 현지 수요를 고려한 결정이다. 소형 SUV는 2년 연속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급이다. 지난해 인도에서 팔린 차 가운데 18.3%가 소형 SUV다. 비포장도로가 많고, 도로의 포장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소득수준이 낮아 중형 이상의 차량은 거의 팔리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남들과 다른 차를 소유하기 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SP는 이런 소비자를 겨냥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SP 콘셉트카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소형 SUV보다 크지만 중형 SUV보다는 작은 차급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차량 길이는 다른 소형 SUV보다 약 200㎜ 길게 만들었다. 후드(엔진룸 덮개)는 기존 소형 SUV보다 길게 했고, 측면부의 양감(볼륨감)은 강조했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은 “도로 위에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며 “인도에 많은 흰색 차량과 차별화하고 싶은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투톤 루프(자동차 지붕과 차체의 색을 달리하는 디자인)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미래 성장 동력”
기아차는 1998년 현대차가 인도에 진출한 이후 계속해서 인도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60%에 달하는 고관세 장벽이 발목을 잡았다. 기아차는 지난해 10월 인도 남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州)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내년 하반기 완공되면 SP 양산차부터 생산한다. 기아차는 지난해 8월 마케팅 및 딜러망 확충, 신차 개발담당 임직원을 인도로 파견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늦게 진출하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라며 “인도 시장은 기아차의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뉴델리=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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