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서민 사는 동네에 온갖 규제"
상계동·창동 아파트값 제자리
학원가 몰린 중계동만 강세
청구3차 1년새 1억5000만원↑
[ 김형규/양길성/민경진 기자 ]
“중계동은 확실히 오르는 모습인데 다른 동네는 잠잠합니다. 같은 노원구지만 동네별로 양극화가 진행되는 느낌입니다.”(중계동 Y공인 관계자)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상승세가 광진구 마포구 등 강북 한강변 자치구로 확대됐지만 서울 외곽 지역인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은 아직 조용한 편이다. 1~2년 전 갭투자가 유행한 노원구 상계동 소재 아파트는 강보합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만 학군 수요 등이 뒷받침되는 중계동, 뉴타운으로 개발되는 성북구 장위뉴타운 등엔 매수세가 몰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외곽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원구를 강남권과 함께 투기지역으로 지정한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학군 수요 몰린 중계동만 강세
2일 강남발 집값 상승세의 확산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서울 외곽지역 중개업소를 둘러본 결과 중계동 중개업소만 분주했다. 중계동 ‘청구3차’ 전용 84㎡는 지난달 16일 7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2월 실거래가(5억5000만원)에 비해 1억5000만원 뛰었다. 바로 옆 ‘건영3차’ 전용 84㎡는 지난해 3월(5억5000만원)보다 1억원이 올라 지난달 6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들 단지는 학원가로 유명한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이에 비해 길 건너 상계동이나 도봉구 창동 일대 아파트 가격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초 5억3000만원에 거래된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주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간 20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창동 E공인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1주일에 한두 건뿐인데 그마저도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다”며 “1주일 새 1억원씩 오르는 다른 지역 집값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는 지난달 3억35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7월 말 실거래된 가격(3억7000만원)에 비해 3500만원 떨어졌다. 상계동 B공인 관계자는 “갭투자가 집중됐던 곳이라 아파트를 여러 채 들고 있는 투자자가 많다”며 “오는 4월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기 전 집을 정리해 한 채만 남기려는 수요가 늘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노원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한 정부를 성토했다. 상계동 B공인 관계자는 “서민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강남권과 함께 세금 대출 등 19개 규제를 가하는 투기지역으로 지정한 게 말이 되느냐”며 “투기지역에서 하루빨리 해제해달라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북구선 장위뉴타운 반짝
서울 도심에서 노도강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성북구의 가격 상승폭도 크지 않았다. 성북구 길음동 대형 주택형 시세는 분양가와 비슷했다. ‘길음뉴타운 8단지 래미안’ 전용 114㎡는 10년 전 7억5000만원 선에 분양됐다. 입주 8년이 지난 지금 같은 주택형 호가는 7억~7억7000만원이다. 분양가보다 4000만~5000만원 떨어진 매물도 일부 있다.
중소형은 오르긴 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잠잠한 편이다. 3억5000만원 선에 분양된 전용 59㎡는 현재 5억1000만~5억8000만원을 호가한다. 8년간 1억원6000만~2억3000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절대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의 중소형 수요가 꾸준하다”며 “반면 중대형은 수요가 많지 않고, 매물도 넉넉하다”고 전했다.
다만 성북구 장위뉴타운 일대는 매물이 올라오는 족족 거래되는 추세다. 장위동 황금공인 관계자는 “전용 59㎡ 조합원 입주권이 1억4000만~1억6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며 “지난해 9월보다 3000만~4000만원가량 올랐다”고 전했다.
김형규/양길성/민경진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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