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연이틀 현장 행보
한국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 가능… 2021년까지 상용화 목표
[ 장창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탄 자율주행 자동차는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 ‘넥쏘(NEXO)’를 기반으로 한 차다. 자율주행 기능을 얹기 위해 넥쏘 전·후방에 각각 3개의 라이더(레이저 센서)와 3개의 레이더(전파탐지장치), 카메라 등을 달았다. 핵심은 눈 역할을 하는 라이더다. 전파를 사용하는 레이더와 달리 라이더는 직진성이 강한 레이저를 활용해 물체의 위치와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한다. 이를 통해 수집한 3차원(3D) 데이터로 주변의 장애물과 앞·뒤 차의 위치, 거리 등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시승한 넥쏘 자율주행차는 총 6단계로 나뉜 기술 수준(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 중 4단계를 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율주행은 0단계부터 무인차 수준인 5단계로 구분된다. 4단계는 운전자 개입 없이 차 스스로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차는 경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판교나들목(IC)까지 10㎞를 15분가량 달렸다. 문 대통령은 조수석에 앉아 손과 발을 사용하지 않는 운전자를 지켜보며 자율주행을 체험했다.
다만 이런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국내에서 상용화하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현재 2~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4단계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대표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는 2021년까지 4단계 수준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엔 완전 자율주행차(무인차)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오로라와 함께 넥쏘를 시험용 차량으로 삼아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자율주행 시험에 필요한 최적의 ‘스마트시티’를 국내외에 선정한다는 로드맵도 공개했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지난달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제도·인프라 구축을 위해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시승한 넥쏘는 현대차가 2013년 선보인 세계 첫 수소차 투싼ix FCEV를 잇는 차세대 모델이다. 5분 충전으로 600㎞ 이상 달릴 수 있다. 다음달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반인 넥쏘의 최대 출력은 기존보다 20% 이상 늘어난 163마력에 달한다.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려 추운 날씨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던 기존 수소차의 약점도 극복했다. ‘10년 16만㎞’ 수준의 연료전지 내구성도 갖췄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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