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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 정현 "세계랭킹 톱10 욕심… 더 높은 곳 향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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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메이저 4강 신화…공항에 수백명 팬 몰려 환영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당분간 발바닥 부상 치료 전념"

페더러, 칠리치 꺾고 호주오픈 우승
남자 선수 첫 메이저 20승 '위업'



[ 이관우 기자 ] “세계랭킹 톱10 욕심난다. 증명해 보이겠다.”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메이저 대회) 4강 신화를 쓴 정현(22·한국체대)의 귀국 일성이다. 그는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하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올 줄 몰랐다. 큰일을 하고 돌아온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공항에는 팬과 취재진 수백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정현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는데,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며 “많은 사람이 나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현은 올해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 출전해 알렉산더 즈베레프(세계랭킹 4위·독일),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연파하며 4강까지 진출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선 테니스용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테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캡틴 보고 있나!’ ‘충 온 파이어’ 등 재치 있는 승리 소감과 자신감 있는 영어, “우승 세리머니를 생각하느라 위기에 몰렸었다” 등의 위트 있는 장내 인터뷰로 ‘정현 팬덤’도 생겨났다.

팬덤은 지난 26일 정현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의 준결승에서 발바닥 통증으로 기권한 이후 더 강해지고 있다. 물집으로 깊게 팬 오른발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하면서다. ‘raka6377’이란 아이디를 쓰는 한 팬은 “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사진을 보고 눈물을 참지 못했다”며 “2주 동안 당신은 나의 비타민이었다”고 썼다. 또 다른 팬은 “생살이 다 보이는 발로 페더러로부터 세 게임이나 따냈다는 건 기적”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정현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팔로어 수는 4강전 이후 이틀 만에 모두 두 배로 치솟았다.

이날 공항에서 정현은 “SNS에 진지하게 쓰면 안 좋을 것 같아서 웃음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가볍게 적었다”고 자신의 소통방식을 설명했다. 4강전 상대였던 페더러에 대해서는 “발바닥 부상이 없었다 해도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며 “지치지 않는 체력 등 모든 면에서 배울 게 많은 선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정현은 당분간 발바닥 부상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그는 “내일 당장 병원에 가서 검사받을 것”이라며 “몸 상태 확인 후 향후 일정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완치에는 4~6주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은 “프랑스오픈과 US오픈, 윔블던 등 남은 3개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10~15개 정도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현은 향후 목표에 관해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또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시상대에 꼭 서고 싶다”며 “그날을 최대한 앞당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테니스를 인기 종목으로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겠다”며 “테니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는 로저 페더러가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를 3-2로 꺾고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20승을 달성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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