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에 100개 밑줄 긋는 것보다
100권 책에서 하나의 밑줄을
발견하는 것이 얻는 것도 더 많아
책 전체를 읽어야 한다는 생각 버려야
한 부분이라도 도움 된다면 나머지는
쓸모없는 내용이라도 문제 없어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도이 에이지 지음 / 이자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하나의 밑줄이 때로는 인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이처럼 솔깃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책은 독자의 마음을 붙잡을 가능성이 높다. 도이 에이지가 쓴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는 밑줄 긋는 방법. 즉 책을 읽는 방법과 선택하는 방법을 다룬 책이다. 일본 저자들의 책이 흔히 그렇듯이 책 읽기에 대해 대단히 세밀한 부분을 다룬 책이다.
“그 책, 형편이 없었다”고 툴툴댄 적이 있다면, 저자의 조언은 핵심을 찌른다. 그가 2만여 권의 경제경영서를 읽고 난 다음 내린 결론이 책 읽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책 한 권에 100개의 밑줄을 긋는 것보다 100권의 책에서 하나의 밑줄을 발견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얻는 것도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체도 중요하지만 부분에 집중할 수 있다면 훨씬 효과적인 독서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저자의 신념이 나온 배경이다.
이 책은 ‘독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천천히 읽기’ ‘전체 대신 부분 보기’ ‘결과보다 원인 보기’ ‘다름에 주목하기’ ‘배경 읽기’ 등 모두 7장으로 구성돼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여기저기서 촌철살인이라 부를 수 있는 독서의 지혜가 소개되는 유익함이 있다. “중요한 건 재미가 아니라 가치다.” 재미에 유난히 무게중심이 실리는 시대에 독서가들이 새겨야 할 귀한 조언이다.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방법은 누군가를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듣는 일이지만, 이게 쉽지 않기 때문에 책을 읽어야 한다. 따라서 책 읽기를 마친 다음에 재미가 있었다는 감상 대신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데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특히 경제경영서는 단 한 부분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나머지가 쓸모없는 내용이라도 문제가 없다. “1승을 했다면 나머지는 전부 져도 괜찮다”거나 “경제경영서 읽기는 다이아몬드 캐는 작업”이라는 실용서 읽기의 실용적인 지혜다.
서점에 서서 잠깐 읽는 책을 살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11가지 방법도 주목할 만하다. ‘창업가나 기업 전성기를 이끈 경영자의 책을 고른다’ ‘프로필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가린다’ ‘최고 중에서도 좀 특이한 사람의 책을 고른다’ ‘컨설턴트에게선 왕도의 전략을 배운다’ ‘글 앞머리에 밑줄을 그을 만한 문장이 있는 책을 산다’ ‘책 제목에 속지 않는다’ 등으로 이어지는 방법은 저자의 오랜 경험으로부터 나온 지혜다.
저자만의 노하우는 “전체를 보지 말고 부분을 보자”는 한 문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줄긋기의 핵심은 부분에서부터 나온다. 그러나 실용서 읽기는 목차를 항상 염두에 두면서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는 게 서평자의 생각이다. 실용서 읽기의 유용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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