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겨울철 호흡기 건강관리법
독감 의심환자 1000명당 69명
1~6세·19~49세 환자 급증
하루에 물 1.5L 이상 마시면 점막 촉촉해져 예방에 도움
증상 심하면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미세먼지 노출 땐 폐암 비율↑
고령자·심혈관질환자는 외출 자제
항산화기능 과일·채소 섭취하고 외출 후 손 씻기·샤워 생활화해야
'나쁨' 경보 땐 공기청정기로 환기를
[ 이지현 기자 ] 병원마다 독감 환자가 늘고 있다.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까지 찾아오면서 건강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독감은 65세 이상 노약자나 당뇨병,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가 걸리면 폐렴 등 합병증으로 번져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독감으로 매년 세계에서 300만~500만 건의 중증 질환이 생기고 5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크기인 10마이크로미터(㎛, 1㎛=100만 분의 1m) 이하의 먼지다. 자동차나 공장 등에서 석탄과 석유가 연소되면서 배출된 인위적 오염물질로 인체에 들어가 각종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독감 예방법과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문제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알아봤다.
예년에 비해 많은 독감 환자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7~13일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69명이다. 유행 기준인 6.6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전주(72.1명)에 비해 환자가 다소 줄었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많다. 1~6세, 19~49세 환자는 계속 늘고 있다. 전문가들이 올해 독감 누적 환자가 평소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전망하는 배경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비말(미세한 침방울) 등을 통해 감염된다.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4일 정도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나타난다. 바이러스 전파는 증상 시작 하루 전부터 증상이 시작된 지 4~5일째 되는 날까지 심해진다. 어린이나 면역이 떨어진 사람은 2주 동안 독감 바이러스를 배출하기도 한다. 독감 환자의 비말을 통해 나온 바이러스는 기침 등으로 주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독감에 걸린 사람은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는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해야 한다. 휴지가 없다면 소매로 가리고 하는 것도 좋다.
독감 바이러스는 건조한 점막에 잘 들러붙는다. 물을 수시로 마셔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면 예방에 도움 된다. 독감 바이러스는 생존력도 강하다.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 같은 딱딱한 표면에서도 48시간까지 살 수 있다. 독감 환자 손에 있던 바이러스는 엘리베이터 버튼, 문손잡이나 악수 등의 접촉을 통해 6명까지 연속해 전파될 위험이 있다.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손에 있던 바이러스가 입이나 코 등의 호흡기 점막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실험 결과 성인은 시간당 3.6회 얼굴을 만진다. 24개월 미만 영아는 81회, 24개월 이후 유아는 48회 입에 손을 댔다.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오도록 스스로 돕고 있는 셈이다. 콘택트렌즈를 빼고 끼는 행동도 눈 점막에 손이 닿아 감염 위험을 높인다. 콘택트렌즈를 빼기 전과 착용하기 전 코를 풀거나 기침, 재채기한 뒤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음식을 먹기 전과 외출한 뒤 손을 씻어야 한다. 비누나 손세정제로 구석까지 씻는 것이 중요하다. 손가락, 손가락 사이, 손톱 밑에도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는 끝까지 먹어야
독감에 걸리면 고열 기침 콧물 인후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약을 먹기도 하지만 치료 효과는 없다. 감기와 독감은 다른 질환이기 때문이다. 감기약은 증상을 줄이는 역할만 한다. 독감 증상이 심하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할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7~10일 정도인 독감 증상 기간이 5일 정도로 짧아진다. 독감 추가 전파도 줄일 수 있다.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으면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 복용해야 한다. 5일 동안 꾸준히 먹어야 한다. 중간에 증상이 나아졌다고 복용을 멈추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복용 후 구토를 하고 심한 기침이나 고열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추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 독감 예방과 치료를 위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규칙적 생활을 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미세먼지, 폐·심장 건강 위협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폐 심장 등의 건강에 직접 영향을 준다. 차가 다니는 도로와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비흡연자 폐암 비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국의 광둥성 인근 지역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 폐암이 늘어 분석했더니 뜨거운 기름으로 튀기는 음식을 많이 하고 미세먼지에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해물질을 많이 함유한 미세먼지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속도로 떨어질 수 있다.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안구질환, 피부질환 등의 위험이 커진다. 초미세먼지는 폐를 통과해 몸속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혈전(피떡)을 만든다. 협심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나승운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여성, 65세 이상 고령자, 고혈압 환자에게서 미세먼지에 따른 협심증 위험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심혈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외출을 삼가는 등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노출 피하는 것이 최선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면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미세먼지 단계가 ‘나쁨’일 때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밖에 나갈 때는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 여과 기능이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받은 KF80 등급 이상의 황사 마스크나 방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KF는 ‘Korea Filter’의 약자다. KF80은 평균 0.6㎛ 입자를 80% 이상 차단하고, KF94는 평균 0.4㎛ 입자를 94% 이상 차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승현 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를 헐렁하게 착용하거나 코 쪽을 느슨하게 하면 미세먼지가 유입될 수 있다”며 “마스크는 얼굴에 완전히 밀착되게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마스크는 구겨지거나 세탁하면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사라진다. 1~2일만 쓰고 버려야 한다.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는 등산 자전거 조깅 등의 운동은 삼가야 한다. 운동할 때는 호흡량이 많아진다.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이 몸속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외출 후에는 손과 몸을 깨끗이 씻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항산화 기능을 하는 과일과 채소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실내 공기 순환을 위해 환기는 해야 한다. 공기청정기 등을 활용해 공기 중 오염물질을 거른다 해도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기계환기 등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 된다. 조리한 뒤에는 주방 후드를 켜는 것이 좋다. 도로와 떨어진 쪽의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이승현 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나승운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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