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카카오뱅크가 이르면 이달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카카오뱅크가 제2의 돌풍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이를 대비한 시중은행의 선공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달 말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공개한다. 늦어도 다음달까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기반으로 전·월세 보증금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주택금융공사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핀테크 활성화, 금융 상품 개발 등 금융서비스 개선을 위한 업무협력 체제를 구축해 시중은행들만 판매하던 주택금융공사 보증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업계는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보다 간편한 대출 절차와 낮은 이자를 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는 만큼 특히 대출이자를 낮게 측정할 것이란 관측이 짙다.
시중은행들은 일찍이 모바일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해 카카오뱅크 견제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작년 11월 모바일 전세자금대출 상품인 '신한 S드림 전세대출'을 출시했다. 인터넷은행의 장점을 그대로 본 떠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대출 한도는 전세보증금의 80% 범위 내에서 최대 2억2200만원까지다.
KB국민은행도 유사한 상품을 갖추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 i-STAR 직장인 전세자금대출'은 인터넷뱅킹을 통해 대출가능금액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신한은행과 같이 최대 2억2200만원이다.
다만 대출 관련 서류는 직접 영업점에 방문하거나 은행에 직원 출장방문을 신청해 제출해야 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출장방문 서비스를 이용하면 은행에 내점하지 않고도 대출 상품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모든 절차에서 비대면 형식을 도입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모바일 브랜치' 새 버전을 출시했다. 애플리케이션 설치나 회원가입, 공인인증서 없이 스마트폰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유관 기관의 공조가 필요해 출시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공개하면 시중은행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준비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작년에만 10조원이 넘게 늘었다"며 "전셋값 상승에 따라 전세자금대출 수요과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카카오뱅크는 그간 축적해 온 고객 기반과 저렴한 대출이자를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나갈 것"이라며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모바일 상품 출시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출범 165일 만에 고객 500만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3만425명이 카카오뱅크에 가입한 셈이다. 이달 7일 기준 수신(예·적금) 규모는 5조1900억원, 여신(대출)은 4조7600억원에 이른다. 회사 측은 예대율 및 유동성 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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