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게임사 투자·인수에 속도
액션스퀘어에 200억 전격 수혈
"'블레이드2'외 미공개 신작 가치 높게 평가"
카카오게임즈가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새해 초부터 거침없는 투자 행보에 나섰다.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에 특화된 국내 게임 개발사 액션스퀘어에 200억원을 투자해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게임즈가 단행한 투자 규모로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액션 RPG 명가' 액션스퀘어에 200억 투자
1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전날 액션스퀘어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100억원으로는 구주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카카오게임즈는 액션스퀘어 지분 10.43%를 확보하며 3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카카오게임즈는 투자 배경에 대해 "액션스퀘어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액션스퀘어는 국내 모바일 RPG 시대를 연 '블레이드' 개발사로 유명하다. 2014년 출시된 블레이드는 모바일게임 최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우선 올 상반기 대작 RPG '블레이드2'의 성공적인 출시에 힘을 모을 예정이다. 액션스퀘어가 개발한 이 게임은 블레이드 후속작으로, 최고 수준의 그래픽과 액션성 등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다음달 비공개 테스트(CBT) 거쳐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양사 간 시너지는 향후 액션스퀘어가 선보일 신작들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액션스퀘어의 미공개 차기작 2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액션스퀘어는 현재 블레이드2 외에도 슈팅 액션 RPG '프로젝트G', 수집형 전략 RPG '프로젝트E' 등을 개발 중이다.
◆IPO 앞둔 카카오게임즈, 몸값 올리기 박차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하반기 IPO를 앞두고 몸값 올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안목이 좋은 카카오게임즈가 개발력이 검증된 액션스퀘어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의 투자 성공 사례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블루홀이 대표적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초 블루홀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카카오는 블루홀 상황전환우선주(RCPS)에 약 50억원을 투자했다. 주당 가격은 3만원 수준이었다.
이후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블루홀 장외 주가는 현재 60만원을 뛰어넘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블루홀 지분가치도 수십배 불어났다.
이 외에도 카카오게임즈는 룽투코리아(100억원), 넵튠(100억원), 와이디온라인(50억원) 등 중소 게임사에 투자를 이어왔다. 2016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카카오게임즈는 15개 국내 게임사에 총 477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슈퍼노바일레븐, 손노리, 피플러그, 레프트라이트 등은 계열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9월에는 스크린골프 업체 마음골프를 지분교환 방식으로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마음골프는 사명을 '카카오VX'로 변경하고 모회사 카카오게임즈와 가상현실(VR) 등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VX는 다음달 7일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구체적인 신사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게임 출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모바일게임만 6개에 달한다. 연간으로 치면 10개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형사의 신작 공백기를 놓치지 않고 새 게임 출시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1분기 중 배틀그라운드 15세 이용가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9월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 여름 이후를 목표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는 1조~1조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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