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국제유가
국내 산업계 '희비 교차'
조선·철강, 발주 증가 가능성
전자·자동차 업계는 소비 위축 우려
[ 김보형 기자 ] 국제 유가가 3년 만에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정유·화학·조선·철강업계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전자·자동차업계는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하면서도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연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항공·해운업계와 발전사들은 유가 급등에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유가 상승을 가장 반기는 곳은 정유·화학업계다. 유가가 오르면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휘발유·경유 가격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정유사가 미리 들여온 원유 재고 평가액이 높아지는 점도 호재다. 업계에선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13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료인 유가가 오르면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만큼 석유화학업계 실적도 개선된다.
바다에서 원유를 채굴하는 해양플랜트와 초대형 유조선 등 원유 관련 발주 증가 가능성이 커진 조선업계도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채굴 손익분기점이 높아지면 인도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사의 자금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철강업계도 원유 시추에 쓰이는 유정용 강관과 선박 건조용 소재인 후판 판매가 늘어나는 등 ‘도미노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상사들도 유가와 연동해 움직이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 자원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사업성이 높아지면 OCI와 한화케미칼 등 태양광 관련 업체 역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항공·해운업계는 연료비 증가가 부담이다. 항공사 비용 가운데 연료비 비중은 20~30%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연간 약 370억원, 아시아나 항공은 약 2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산업에 비해 유가 영향을 덜 받는 전자·자동차업계도 유가 상승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기름 소모량이 많은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줄어들 우려가 있어서다. 이들 차종은 자동차 업체의 수익성이 높은 모델로 꼽힌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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