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목표는 한 사람을 채식주의자로 만드는 게 아닙니다
. 계란이 안 들어간 마요네즈를 보통 사람 열 명이 먹도록 하는 일이 세상에 더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양재식 더플랜잇 대표(32·사진)는 "대학 때부터 글로벌 영양 불균형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 선진국은 육류를 과다 섭취해 성인병 환자가 늘고 있는데 개발도상국은 가축 사료로 쓰일 농작물을 키우느라 사람이 먹을 게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 그는
“선진국에서 먹는 식품과 개도국에서 먹는 식품이 같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 그 방법으로 고른 것이 동물성 재료를 식물성 재료로 대체한 '순식물성 식품'
개발이다
.양 대표는 줄곧 식품 부문에서 활동해왔다
. 한동대에서 생명과학
·전산과학을 전공했다
. 석사학위를 받고 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와 생식 제조업체인 이롬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 식품을 더 깊게 공부하고자 2016년 서울대 식품생명공학부에서 바이오 모듈레이션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 그러던 중 이롬 연구원 시절부터 발전시켰던 순식물성 마요네즈 아이디어를 구현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지난해
3월 회사를 설립했다<i>.</i>
더플랜잇은 지난해 7월 '콩으로마요'를 출시했다
. 콩으로마요는 계란 노른자를 넣지 않고 두유와 국내산 약콩으로 만든 순식물성 마요네즈다
. 이 제품은 기존 마요네즈보다 칼로리 지방 나트륨이 낮고 콜레스테롤이 없다
. 반면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유량은 상대적으로 많다
. 제품은 주문자위탁생산(OEM)<i> </i>하고 있다
.양 대표는 "기존 마요네즈에 천연유화제로 쓰이던 계란노른자를 약콩대두진액으로 대체한 것이 우리 제품의 차별점"이라고 했다
. 식물성 원료인 약콩과 대두는 동물성 원료인 계란노른자와 분자 구조가 다르다
. 이를 적절히 배합하고 조작해 계란노른자의 분자 구조에 가깝게 만든 물질이 약콩대두진액이다
. 이 과정에서 약콩두유를 개발한 이기원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여러 식품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다
.콩으로마요의 맛은 어떨까
. 양 대표는 "기존 마요네즈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 그는 계란 노른자는 마요네즈의 물성과 연관된 요소이지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했다
. 약콩대두진액은 계란 노른자 대신 마요네즈 특유의 질감을 만드는 데 쓰일 뿐이라는 얘기다
.주요 소비자는 30~40대 주부다
. 양 대표는 "아이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주고 싶어 하는 엄마들이 요즘 많은 것 같다"고 했다
. 계란 알레르기가 있거나 환경문제나 동물 보호 등에 관심 많은 사람들도 제품을 찾는다
.더플랜잇은 지난해 3200
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월 평균 500개 정도가 판매되고 납품하는 업체는 온·오프라인을 합쳐 9곳이다. 전국에 채식 전문 음식점은 약 300곳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한국 채식 인구는 전체의 2%인 약 100만 명이다. '아직 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많겠다'는 말에 양 대표는 "우리는 마요네즈를 많이 파는 기업이 아니다"며 "식물성 원료로도 마요네즈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 주목적"이라고 했다
. 양 대표는 더플랜잇의 정체성을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유통기업이 아니라 식품에서 동물성 원료를 빼고 식물성 원료를 넣는 기법을 연구하는 기업이란 얘기다. 그는 "대기업이 움직이기 힘든 영역에 도전할 것"이라며 "설사 실패해도 그 경험을 통해 순식물성 식품 제조법을 완성하면 누구든지 그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게 제안하겠다"고 했다.
양 대표는 더플랜잇의 올해 목표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동물성 원료의 유전자 배열과 유사한 식물성 원료를 찾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이다. 그는 "약콩대두진액보다 더 좋은 원료를 찾거나 계란뿐만 아니라 우유 육류도 대체 가능한 핵심 원료를 찾겠다"고 했다. 또 콩으로마요를 기반으로 해 컵 샐러드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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