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 인터콘티넨탈…
일본 열도가 영미계 유명 호텔체인의 신규호텔 건설의 경연장이 되고 있습니다.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방일 관광객의 기세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잇따라 영미계 유명 호텔체인들이 일본에 신규 호텔 증설계획을 발표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0일 미국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일본 건설회사 세키스이하우스(積水ハウス)와 손잡고 오사카에 고급 호텔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일본에서 관광산업이 급성장하는 기회를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로서 놓칠 수 없었다‘는 것이 메리어트측 입장입니다. 메리어트는 고급 브랜드 ‘W 호텔’을 일본에서 처음으로 채용해 오사카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겠다는 계획입니다. 50여개 스위트룸을 갖춘 27층짜리 337개 객실의 고급 호텔이 오사카에 들어서는 것입니다.
힐튼도 최근 일본 도큐부동산과 함께 조만간 신규 호텔을 오픈합니다. 나가노현 카루이자와초에 토큐부동산이 2017년 3월에 취득한 시설을 리뉴얼해 올 봄 개업할 예정입니다.
하얏트호텔도 2020년까지 일본 내 10개소에 새로운 호텔을 열 계획입니다. 인터콘티넨탈 호텔그룹은 다이와하우스공업과 함께 2019년 가나가와 현 하코네마치에 새시설을 오픈한다는 일정입니다.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잇따라 일본에 신규 호텔을 마련하는 것은 방일 여행객 증가가 도쿄 뿐 아니라 지방까지 파급되고 있고, 이 같은 흐름이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방일 관광객 수는 2800만명에 달했습니다. 연말·연초에도 주말이면 도쿄 시내 중심가 주요 관광지와 쇼핑지역은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여행 업계는 정부가 목표로 내건 2020년 4000만명 방일객 달성 목표도 어렵지 않게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내에 글로벌 호텔체인 진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점도 신규 호텔 확대 움직임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지나친 호텔 건설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습니다. 미즈호종합연구소추정에 따르면 2020년에 일본 8개 주요 지역의 호텔 공급량은 수요보다 연간 11만객실이나 많게 됩니다. 민박 등이 활성화되면서 공급은 더욱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일본 관광시장을 겨냥한 호텔업계의 증설 경쟁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레벨 업’을 이룰지, 아니면 몇 년 뒤 과잉투자의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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