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택·유성숙 연세대 의대 교수팀과 윤주영 이화여대 자연과학대 교수팀 공동 연구
국내 연구진이 항암 효과가 탁월한 나노 합성물질을 개발했다.
남기택(사진 왼쪽)·유성숙 연세대 의대 교수팀과 윤주영(오른쪽) 이화여대 자연과학대 교수팀은 첨단 나노 기술로 합성한 항암물질을 유방암세포에 주입한 뒤 레이저를 쏴 활성화하자 암세포가 많이 사라지는 걸 확인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나노과학 학술지 ‘미국화학회 나노’지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저산소 상태 암세포에 주목했다. 저산소 상태 암세포는 정상 세포보다 방사선 저항력이 100배 강하고 항암약물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 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광역학 치료법(PDT)를 선택했다. 암 환자에게 치료제를 주사한 뒤 인체에 무해한 적외선 레이저를 환부에 쏘면 치료제의 광민감제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활성산소가 생성된다. 활성산소는 산화력이 강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한다.
연구팀은 첨단 ‘초분자 나노구조’ 기술로 만든 광민감제 ‘아연 프탈로시아닌 유도체 Pcs’와 항암물질인 ‘미톡산드로(MA)’를 ‘Pcs-MA’로 합성했다. 연구팀이 Pcs-MA를 실험용 쥐에 이식한 유방암세포에 투여하고 레이저를 쏘자 20일 뒤 암세포가 80% 축소됐다. 남기택 교수는 “레이저에 의해 활성화한 광민감제 Pcs가 방출하는 활성산소와 항암물질 MA가 결합해 이중으로 항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Pcs-MA가 방사선 저항력이 강한 저산소 상태 암세포의 산소수치를 높여 광민감제의 화학반응을 강화해 항암 효과가 커진다는 사실이다. 남 교수는 “어떤 원리로 Pcs-MA가 암세포의 저산소 상태를 개선시키는지 확인한다면 많은 난치성 암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Pcs-MA는 암세포 주변의 정상세포를 손상시키는 기존 PDT의 부작용을 완화했다. 연구팀은 Pcs-MA가 주변 정상세포보다 유방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며칠 동안 광역학 치료제가 몸속에 남아 주요 장기를 훼손하는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쥐에 투여된 Pcs-MA는 24~48시간 안에 소변으로 배출됐다.
연구팀은 유방암을 포함한 간암, 위암 등 여러 고형암세포에 Pcs-MA를 활용한 광역학 치료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가 “치료가 어려운 저산소 상태 암세포 제거에 유용한 치료법으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가 힘든 환자를 위한 대안
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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