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시신 기증도 약속한 우씨 “생명 다할 때까지 매월 2만원 기부” 약정도
“장애인으로 살다 보니 어렵고 힘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미래에는 장애인이 없는 세상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부산대학교(총장 전호환)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1급 장애인 우주연 씨(50)가 부산대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과 약품 및 항체개발비 지원에 보태달라며 200만원의 발전기금을 출연했다고 8일 밝혔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지난해 12월 21일, 휠체어를 탄 불편한 몸으로 보호자와 함께 부산대학교 발전기금재단 사무실에 들어 선 장애인 우주연 씨는 장애인이 없는 꿈같은 미래를 위해 부산대 생명과학과에 발전기금 200만원을 출연한다고 전했다. 우씨는 이날 200만 원 기부 외에도 월부터는 매월 2만원씩 ‘자신의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부산대에 지속적으로 발전기금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우 씨는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특별히 부산대에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데는 20년 전 ‘참배움터’라는 야학에서 부산대 학생을 만나 배움에 눈을 뜰 수 있었던 인연에 뒤늦게나마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1989년에 문을 연 ‘참배움터’는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성인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부산지역 야학. 부산대 인근에서 운영되면서 장애인들에게 문해 교육과 학력 취득을 위한 검정고시 등의 교육을 실시하며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우 씨는 “장애인으로서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 속에 많은 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참배움’의 의미를 가르쳐준 따뜻한 학생들이 다닌 부산대학교라면 어쩌면 제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을 먼 미래에라도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제 목숨이 다하게 되면 의학 연구시설이 있는 부산대에 시신을 기증해 생명과학 연구에 미약한 도움이라도 더 드릴 수 있었으면 한다”며 사후 시신기증의 뜻도 전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기부자 우주연 씨의 고귀한 뜻에 따라 이날 기증받은 200만 원을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과의 약품 및 항체개발비 지원에 사용할 것”이라며 “기부자가 향후 출연하는 발전기금도 대학의 학문 발전과 인재 양성에 소중하게 사용해 학문의 발전이 사람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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