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영 국제부 기자) 새해 첫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이어 파키스탄과 이란을 겨냥한 트윗을 올렸다.
새해 첫 트윗은 파키스탄을 정조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은 어리석게도 파키스탄에 지난 15년간 330억달러(약 35조원) 이상을 원조했지만 그들은 우리 지도자들을 바보로 취급하면서 거짓말과 속임수만 되돌려줬다(The United States has foolishly given Pakistan more than 33 billion dollars in aid over the last 15 years, and they have given us nothing but lies & deceit, thinking of our leaders as fools.) ”며 “그들은 테러리스트들에게 도피처를 제공해주고 있는데 더 이상은 안된다(They give safe haven to the terrorists we hunt in Afghanistan, with little help. No more!)”고 엄포를 놨다.
이어 이란 국민들을 향해 “지금이 변화해야 할 때(TIME FOR CHANGE!)”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란에서 대규모 반(反) 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트윗을 7개나 올렸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세제개편안 통과 후 대내 정치에서 대외 정치로 그의 관심이 옮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미국의 대(對) 중동과 아시아 정책도 바뀌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의 트윗은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희생하더라도 인도와 경제·군사적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를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이란에 대해선 강경책(hard line)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에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지 W 부시·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라크·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라이언 크로커는 “신(新) 고립주의를 표방한다는 것 외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에서 어떤 일정한 패턴을 찾아볼 수 없다”며 “그저 반응을 내놓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對) 파키스탄 정책에 대해선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파키스탄 외교부는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들여 항의하는 등 반발했다. 파키스탄 국방부도 트위터를 통해 “반(反) 테러 동맹국으로서 미국에 군 부대 부지 등을 제공해 16년간 알카에다를 섬멸해 왔는데 돌아오는 건 독설과 불신뿐”이라며 날선 반응을 내놨다. (끝) /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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